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3-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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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충청남도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서 5선에 성공하면 '상생하는 국회'를 만드는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은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보수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과거 했던 막말이 이번 총선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지율을 갉아먹을 수 있다.
▲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무소속 김근태 전 의원.
22일 충청남도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 의원의 5선 도전길이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통합당 예비후보였던 김근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라는 악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정 의원의 막말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 의원은 유튜브 정진석TV를 지낸 4년에 걸쳐 지역구에 쓰일 각종 사업비로 5조8575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는 점을 성과로 알리고 제2금강교 예산 확보, 충청 산업문화철도 건설 추진 등 지역발전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충청권에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다음 대선 후보군에 들만한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지역 민심이 정 의원을 향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정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당대표 권한대행 등 굵직한 직책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에서 'JP(김종필 전 총리)의 후계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의원을 따라 다니는 막말 논란이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깎아 내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의원은 2017년 9월20일 페이스북에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박연차에게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왜 이명박 대통령 책임이냐"는 글을 올려 근거없는 주장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세월호와 관련한 막말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2018년 6월15일 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하자 "세월호처럼 침몰했잖아"라는 표현을 해 구설에 오르내렸다.
이듬해인 2019년 4월16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라며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의원에게 미래통합당 소속이었던 김근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의 단수공천에 반발해 9일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
지역구의 보수세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도 정 의원이 만만찮은 선거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20대 총선에서 정 의원은 48.12%를 얻어 44.85%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를 꺾었다. 하지만 6.91%의 지지를 얻은 국민의당 전홍기 후보가 없었다면 선거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박 전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며 인지도를 더욱 높여 돌아왔다.
20대 총선에서 공주와 부여, 청양을 합쳐 만들어진 공주·부여·청양 선거구는 김종필 전 총리의 고향인 부여군이 있어 충청남도에서 보수성향이 강한 곳으로 평가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겪으면서 보수색이 많이 옅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공주·부여·청양에서는 이 밖에도 민생당의 전홍기 전 김영삼 대통령 의전담당비서가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