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18일 열린 정 교수의 속행공판에서 "형사합의21부 재판장과 논의한 결과 조국 전 장관 사건과 병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 조국과 부인 정경심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지 않기로

▲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부는 "조 전 장관 사건은 쟁점이 다른 부분이 많고 정 교수의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다른 피고인들이 병합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는 서로의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할 여지는 있지만 부부가 함께 피고인석에 서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딸의 부정입시 혐의 등과 관련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기소 내용이 일부 겹친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사건 병합을 요청했다.

정 교수 변호인은 “부부를 한 법정에 세워 조사하는 것이 맞는 일인지와 그걸 피하면서 재판할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나왔지만 우리 생각에는 ‘망신주기’를 위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교수의 딸 조씨가 2011년 7월 인턴십에 참여한 기간이 2∼3일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가 이광렬 전 KIST 소장을 통해 3주동안 참여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조씨가 인턴기간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장을 지낸 정병화 교수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속행공판에서 "실험실 고참에게 조씨가 아무 이유없이 인턴십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묻자 '학생이 좀 그렇다, 엎드려서 잠만 자더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더라"고 진술했다. 

정병화 교수는 "아무 이유 없이 나오지 않는 것은 보통 심하게 다투거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불성실하다는 얘기를 듣고 더 할 말이 없었고 학생을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씨가 인턴십을 하며 영어논문 번역을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번역이라기보다는 관련 영어논문을 읽으라고 준 것"이라며 "아무리 실험도구 세척을 하더라도 무슨 실험인지는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병화 교수는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제출한 KIST의 인턴 확인서를 작성해 준 적이 없으며 이광렬 전 소장에게 작성해도 된다고 허락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정 교수는 이 확인서에 나오는 근무시간, 성실성 평가 등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