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K5로 올해 ‘형님차’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제치고 중형 세단시장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K5는 2000년 출시된 뒤 연간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한 번도 앞지른 적이 없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20년 들어 K5와 쏘나타는 엎치락뒤치락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1~2월 누적 판매량에서 K5가 쏘나타를 6대 차이로 앞선다. K5는 1만1451대, 쏘나타는 1만1445대 팔렸다.
K5가 쏘나타보다 9개월가량 늦게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만큼 신차효과가 이어진 덕분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새 K5와 새 쏘나타는 각각 2019년 12월, 2019년 3월 출시됐다.
현재 K5는 출고 대기물량만 1만9천여 대에 이르는 만큼 기아차가 당분간 K5로 중형 세단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K5와 쏘나타 판매대결의 관건은 K5의 신차효과가 잠잠해진 이후의 판매성적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이때에는 디자인이 둘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성능 측면에서 차이가 없어 사실상 디자인 외에는 둘의 뚜렷한 차이점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둘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쌍둥이 차’다. 게다가 엔진 라인업도 2.0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LPG, 하이브리드 등으로 겹친다.
기아차는 K5를 4년 만에 완전변경하며 무엇보다 디자인에 공을 들인 만큼 쏘나타와 경쟁에서 자신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3세대 K5 출시 행사에서 “잊혀지지 않을 압도적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K5의 가격을 예상보다 높게 책정한 점에서도 기아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애초 기아차는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현대차의 쏘나타와 직접 대결을 피하기 위해서 K5의 가격을 쏘나타보다 낮게 책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했다. 이를 두고 기아차가 쏘나타와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다만 쏘나타가 ‘국민차’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중형 세단시장에서 긴 시간 독보적 지위를 이어왔다는 점은 K5에 부담일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 차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데이터분석회사인 카이즈유에 따르면 2020년 1월 K5와 쏘나타의 연령대별 신차 등록대수를 조사한 결과 쏘나타는 50~60대, K5는 20~30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령대가 높을 수록 K5보다 쏘나타를 ‘우수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쏘나타는 50~60대의 구입비중이 48.5%를 보였고 K5는 20~30대의 구입비중이 52.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