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계열사 대표와 핵심보직에 경기지역뿐 아니라 대구·경북지역 등 영남권 인사들도 중용할 것이란 시선이 농협중앙회 안팎에서 나온다.
이 회장은 경기도 출신으로 당선했지만 대구·경북지역에도 상당한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농협중앙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회장의 대규모 물갈이인사에서 대구·경북 인사들이 농협 내 요직에 앉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 회장은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을 3선까지 지낸 경기도 출신 인사지만 대구·경북지역에도 지역기반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최원병 전 회장 시절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7년 동안 맡았을 정도로 최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기도 한다.
최 전 회장은 경상북도 경주 출신으로 농협 안에서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인사로 여겨진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도 최 전 회장 측 인사들이 대거 이 회장의 선거캠프에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 투표를 치렀는데 결선투표에서 이 회장이 유남영 후보를 꺾을 수 있던 배경에 최 전 회장 측 인사들의 지지도 보탬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 체제에서 경기도와 함께 대구·경북지역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구경북 출신의 주요 임원들의 영전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현재 농협 내 대구·경북 주요 인사로 손규삼 농협중앙회 이사(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와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이사(경상북도 상주), 이구찬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경상북도 영천) 등이 꼽힌다.
전직 인사 가운데는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경상북도 성주) 등이 있다.
경남권에서는 최 전 회장의 임기 동안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와 부회장을 역임했던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인사를 통해 지역구도에 변화를 주며
김병원 전 회장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장은 1일 농협유통 대표이사로 정연태 NH농협은행 강북PB센터장을 선임했다. 2020년 1월 농협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나병만 전임 대표이사는 3개월 만에 물러났다.
나병만 전 대표는 호남 출신으로
김병원 전 회장 시절 농협경제지주 경제기획부장에서 농협유통 대표이사로 고속승진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이런 기조는 앞서 2월 지준섭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NH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옮기고 경기권 인사인 권준학 NH농협은행 부행장을 불러들이는 인사를 통해서도 감지됐다.
지 부행장은
김병원 전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김 전 회장이 2019년 12월 총선 출마를 위해 퇴임하기 앞서 주요 보직인 기획조정본부장에 앉혔다.
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균형을 고려한 인사가 나오겠지만 회장 선거 이후 특정지역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전임 회장 때 호남지역 인사가 강세를 보였다면 이번에는 경기도 및 대구경북 등 영남권 인사들이 두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NH농협은행장, 농협중앙회 부회장, 상호금융 대표이사,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조합감사위원장, 농민신문사 사장, 농협대학교 총장 등이 공석이다. 26일 열리는 대의원총회에 앞서 임원인사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