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NH투자증권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음에도 연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새 판 짜기' 인사가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에도 현실화하면서 정 사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졌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등 7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정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시선이 몰린다.
정 사장의 임기는 3월1일까지였지만 NH투자증권 정관에 따라 3월 말 주주총회까지 연장된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이제 막 새 임기를 시작했으나 일괄사표 제출 뒤 수리되면서
이성희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에도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대훈 행장은 농협 인사관행을 뛰어넘어 연임을 확정지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임기 3년째를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으나 결국
이성희 회장의 재신임을 받지는 못했다.
이대훈 행장의 사퇴로 NH농협금융지주는 물론 계열사 사장단 거취에도 자연히 시선이 쏠리게 됐다. 특히 NH투자증권은 NH농협은행과 함께 금융계열사의 양대 핵심이다.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는 그동안 독립된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임원 추천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대훈 행장을 비롯해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박규희 조합감사위원장, 이상욱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등이 대거 교체되면서 농협중앙회장의 막강한 영향력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정 사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정 사장은 임기 2년 동안 '투자금융(IB)의 대부'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NH투자증권의 최대 실적으로 이를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4763억 원을 거둬 2018년보다 31.8% 증가했다.
하지만 농협 계열사 대표이사의 거취가 농협중앙회장의 뜻에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만큼 정 사장의 연임도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은 NH농협은행 등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 회장이 인사와 관련해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상장사로 NH농협금융지주가 보통주 지분 49.11%를 들고 있다. 완전자회사인 NH농협은행 등과 지배구조상 차이가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도 NH투자증권에서 따로 열고 있다.
NH투자증권 임원추천위원회는 전홍열 박상호 박철 김일군 등 사외이사 4명과 이정대 비상임이사로 꾸려져있다.
농협중앙회도 그동안 NH투자증권의 독립성을 인정해 인사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3월 초 임원추천위에서 대표이사후보를 추천한 뒤 주주총회에서 확정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