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주시갑 선거구를 물려받았다.

강 의원이 내리 4선한 민주당 우세 지역구이지만 민주당의 전략공천에 예비후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송 전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후보와 대결에 앞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 민심을 수습하는 일이 다급해졌다.
 
송재호 민주당 제주시갑 전략공천 성공, '공천 후유증' 해결 급선무

▲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박희수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민주당의 전략공천 결정으로 경선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 박희수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26일 페이스북에 2016년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해찬 당대표의 기사를 내걸었다.

민주당에서 이의신청과 재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송재호 전 위원장이 제주시갑의 전략공천장을 거머쥐었지만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셈이다.

제주시갑의 총선 역사는 공천 후유증을 수습하지 못한 당이 늘 패배했음을 보여준다. 

만약 박 전 의장이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분열=패배'라는 18대, 19대 총선 때의 양상이 재현될 수도 있다. 

제주시갑 현역인 강창일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43.35%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장동훈, 고동수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며 보수표심이 분산된 덕을 톡톡히 봤다. 현경대 새누리당 후보가 39.09%, 장 후보는 13.95%, 고 후보는 3.59%의 지지를 받았다.

18대 총선에서도 강 의원은 39.29%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경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시 김동완 한나라당 후보와 보수표를 32.09%, 27.14%로 나눠 차지했다.

송 전 위원장은 전략공천으로 일어난 갈등을 봉합해야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전략공천이 확정된 뒤 송 전 위원장은 “박희수, 문윤택 두 예비후보에게 마음 깊은 위로와 존경을 보낸다”며 “문재인 정부의 완성과 민생 개혁을 위한 대장정에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자세를 한껏 낮췄다.

송 전 위원장은 제주시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박 전 의장이 탄탄히 다져 놓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민주당원 1100여 명이 2월23일 민주당의 제주시갑 전략공천 자체를 반대하는 탄원서를 중앙당에 제출했다. 앞서 여론 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1월19일~21일 조사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제주갑 선거구에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의견이 53.2%로 찬성의견(32.9%)보다 많았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의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야권후보 가운데 가장 앞서는 고경실 전 제주시장을 앞세워 16년 만에 제주시갑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제주MBC, 제주CBS, 제주신보, 제주의 소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1월19~21일 동안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응답률은 12.2%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4%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