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주주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진그룹 내부에서 조 회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주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장악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대한항공 노조가 주주연합측 이사 후보들의 항공업 비전문성을 겨냥해 ‘낙하산’, ‘허수아비’라고 비판한 데 이어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 노동조합 3곳도 조원태 회장체제를 지지하는 공동성명서를 냈다.
이 3개 계열사 노조에는 한진그룹 전체 직원 2만4천여 명 가운데 절반인 1만2천여 명이 가입해 있다.
이런 한진그룹 임직원들의 지지는 조원태 회장에게 주총에서 확보할 수 있는 물리적 표의 수뿐 아니라 명분에서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 사우회,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 등 직원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3.8%가량에 이른다.
조원태 회장측은 현재 우호지분 기준으로 조현아 KCGI 반도 주주연합(주주연합)에 1.47%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데 한진그룹 임직원의 지지를 받으면 이 격차를 5%포인트 이상으로 벌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들고 있는 직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역시 조원태 회장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게다가 조원태 회장체제를 지지하는 내부 구성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주연합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며 조양호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어수선했던 그룹 분위기를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더욱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조원태 회장으로선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제외한 가족들의 지지를 얻어낸 점도 큰 수확이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별다른 유훈을 남기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향방과 관련해 오너일가의 갈등 여부를 놓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KCGI에 이어 델타항공, 반도건설 등 대주주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조원태 회장체제’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점차 짙어졌다.
이 고비를 넘기 위해선 오너일가들의 결속력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앞으로 조원태 회장체제를 더욱 굳건히 만들어갈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