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2세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이사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의 남매경영체제가 구축됐다.
당분간 남매경영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윤여원 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를 분리경영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윤동한 전 한국콜마 회장이 퇴진한 뒤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이 화장품과 의약품 등 주력사업을 맡고 딸인 윤여원 사장이 건강기능식품사업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윤곽을 잡았다.
윤상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한국콜마홀딩스 31.4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세경영을 본격화한 것이다.
윤 부회장의 동생인 윤여원 사장은 올해 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한국콜마홀딩스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 공동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8년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을 맡은 지 2년 만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면역기능 개선식품 ‘헤모힘’ 등을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소재 연구개발 기업이다.
재계는 한국콜마가 CJ그룹과 같은 남매경영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윤 부회장이 한국콜마의 주력사업을 맡아 그룹경영을 주도하고 윤여원 사장은 건강기능식품사업을 이끌면서 윤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윤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은 0.06%에 불과하다.
하지만 남매경영을 지속하기 보다는 윤 부회장과 윤 사장이 장차 한국콜마를 분리경영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 사장이 대표를 맡은 콜마비앤에이치는 에치엔지와 근오농림, 선엔원코스메틱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에치엔지의 100% 자회사 케이비랩을 포함해 모두 5개의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는 한국콜마홀딩스가 지분 50.2%,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2%, 윤여원 사장이 4.36%를 보유하고 있다.
윤 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와 종속회사들을 승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과거에도 나온 적이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자회사인 에치엔지는 2016년까지만 해도 한국콜마 오너일가의 개인회사였다. 2016년 당시 에치엔지는 윤 사장이 지분 41.36%, 윤 부회장이 지분 18.64%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커지자 윤 사장과 윤 부회장은 2017년부터 2년에 걸쳐 에치엔지 지분을 모두 콜마비앤에이치에 매각했다. 에치엔지 지분 매각대금으로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증여세를, 윤 사장인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증여세를 마련했다.
윤 부회장은 2016년
윤동한 전 회장으로부터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10%를 받았고 윤 사장은 2018년 윤 전 회장으로부터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36%를 증여받았다.
이런 지분 변동이 일어나자 한국콜마홀딩스는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사장이 물려받을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게다가 윤 사장이 2018년 에치엔지에서 콜마비앤에이치로 자리를 옮기자 이런 시나리오는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다만 윤 사장의 현재 지분은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확보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윤 사장이 앞으로
윤동한 전 회장으로부터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을 증여받아도 지분 8.52%를 확보하는 데 그친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50%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33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는 분리경영이 검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사장의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은 경영권을 말하기에 미미한 수준”이라며 “윤 사장이 앞으로 콜마비앤에이치를 중심으로 경영을 맡는 것은 맞지만 독자경영이나 분리경영과 같은 형태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