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은 7일 열린 이사회에서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내려놓지 않고 연임을 추진하는 대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바라봤다.
이사회 의장을 외부에 개방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군이 전문경영인체제를 들고 나오자 한때 한진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대신 다른 임원을 대표이사로 세우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받아내면서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대응전략을 바꿨다는 것이다.
한진칼 이사회는 KCGI가 주장해온 호텔과 레저사업 개편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6일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매각 발표에 이어 이날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 로스앤젤러스에 있는 월셔그랜드센터 및 인천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구조개편의 방향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호텔과 레저사업 등을 구조조정하는 배경에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거 대표이사를 맡았던 곳도 칼호텔네트워크이고 지난해 연말 인사 때까지도 경영복귀의 희망을 버리지 않을 정도로 호텔사업에 애착이 많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호텔과 레저사업의 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에 복귀할 터전을 없앤 것으로 봐야 한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서는 조원태 회장에 반발하고 외부세력과 손을 잡은 데 대한 실익을 보지 못하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최근 어머니 이명희 전 이사장과 동생 조현민 전무의 지지를 받아낸 뒤 한층 경영권 수호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 지분 5.31%를 들고 있는 이명희 전 이사장과 6.47%를 쥐고 있는 조현민 전무의 지지로 조원태 회장은 우호지분 32.45%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군이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 31.98%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의 사내 '소통광장'에 우한을 다년 온 소회를 밝히는 긴 글을 올리는 등 자신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영인으로서 회사와 국가를 위해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뜻을 내보였다.
그는 “전세기로 돈 벌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위험에 처한 고객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고 승무원들과 우리 직원들을 위해 항공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