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수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혁신 항암제의 개발을 통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의 성공을 잇는다.
보령제약은 항암제 관련 영업망과 생산시설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혁신 항암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매출 5천억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올해 차세대 항암 신약물질로 주목을 받는 ‘BR2002’의 임상1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시작한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매출 5천억 원을 넘어서며 오랜 염원을 풀었다.
보령제약은 2000년부터 매출 5천억 원의 토탈헬스케어그룹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왔지만 2018년까지 매출 상위 10위권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 5천억 원을 넘지 못했다.
보령제약은 2019년 매출 5242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 순이익 322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보령제약이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데 카나브 패밀리의 판매 호조가 주요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단일제인 카나브와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등 4개 품목을 말하며 지난해 매출 700억 원가량을 거뒀다.
이 사장은 카나브 패밀리의 성공을 제약업계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는 항암제 개발로 이어간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항암제시장은 암 발병률의 증가, 기존 항암제의 치료범위 확대에 따라 시장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많은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이 사장은 보령제약이 항암제와 관련한 영업망과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항암제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도입신약을 판매할 때보다 수익성을 높이고 항암제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제약은 이미 15종의 항암제를 다국적 제약사에서 도입해 판매하며 항암제에서만 연매출 1천억 원을 내고 있다. 지난해 완공해 올해부터 가동하기 시작하는 최첨단 스마트공장 예산캠퍼스에 항암제 생산시설도 구축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항암제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기존 인프라와 연구개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카나브의 성공을 잇는 혁신 항암제로 ‘BR2002’의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BR2002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와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면역항암제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항암 후보물질이다. BR2002는 전임상에서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고 간독성 부작용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혈액암을 대상으로 BR2002의 임상을 우선 진행하고 치료 적응증을 고형암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부족한 기술력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보강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보령제약은 항암제 개발회사인 바이젠셀을 2017년 자회사로 편입하며 연구개발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2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방위적 연구개발보다 보령제약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항암제에 중점적으로 투자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