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1-30 16: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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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족이 늘어나면서 ‘나만의 영화관’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부모나 형제들과 채널권 다투기가 귀찮은 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화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대형화면의 TV는 값이 비쌀 뿐 아니라 원룸처럼 좁은 공간에 설치하기 부적합하다. 이런 수요를 겨냥해 나온 제품이 프로젝터다.
▲ LG 시네빔 레이저 4K 제품 이미지. < LG전자 >
3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터기업들은 다양한 가격대와 성능의 제품들을 내놓고 '내 방 영화관'을 꾸미려는 이들을 눈길을 끌고 있다.
프로젝터는 좁은 공간에서 대형화면을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휴대가 간편해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어디서나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기기 자체에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에 접속하거나 스마트폰과 미러링(Mirroring·두 장치에서 동시에 같은 영상이 나타나게 하는 기술) 기능으로 연결하면 기존 IPTV 채널을 시청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여유자금이 충분하다면 500만 원 대의 4K 고화질 해상도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4K 프로젝터 인기순위 가이드에서 1위를 차지한 LG전자의 ‘LG시네빔 레이저 4K’는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4K 화질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반 뼘 정도인 10cm의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투사할 수 있을 정도의 초단초점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들은 빔을 통해 멀리서 화면을 쏘는 프로젝터의 특성상 일정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초단초점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가까운 거리에서도 10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원룸이나 방에서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화면 밝기는 최대 2700안 시루멘으로 촛불 2700개를 동시에 켠 밝기 수준이다. 프로젝터들이 대부분 어두운 환경에서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밝은 환경에서도 또렷한 화질을 구현한다.
웹OS 4.5가 탑재돼 소프트웨어적으로도 편의성이 높다. 인터넷 연결만 되면 소비자들은 프로젝터 자체에 탑재된 웹OS 4.5를 통해 마치 디지털TV처럼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티빙 등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다.
음성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 리모콘도 제공돼 음성인식을 통해 프로젝터를 조작할 수 있다.
기기 자체에 돌비 서라운드를 지원하는 내장 스피커가 탑재돼있어 따로 스피커를 연결하지 않아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기 뒷면의 HDMI, USB, 오디오 단자 등을 통해 TV나 노트북, 게임기, 오디오를 별도로 연결해 이용할 수도 있다.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LG전자가 내놓은 LG시네빔 레이저 4K의 출고가는 589만 원이다.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화질은 4K로 같지만 크기는 훨씬 작은 삼성전자의 74인치 TV의 출고가가 700만 원, LG전자의 4K 화질 수준인 울트라 HD화질의 74인치 TV가 8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화질 초대형 화면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소니가 지난해 2월 내놓은 4K 화질의 프로젝터가 26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벤큐가 내놓은 'TK800' 프로젝터도 4K 화질을 지원한다.
가격도 139만 원으로 LG 시네빔 레이저 4K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LG전자의 제품과 비교해 부가기능이 거의 없다. 일부 소비자들은 벤큐의 서비스센터가 따로 없어 사후관리 서비스(A/S)를 받기 어렵다는 불만을 적은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 'LG 시네빔 PH30JG' 광고 영상 갈무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저렴한 프로젝터도 지갑이 얇은 사회초년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나와가 2019년 10월 발표한 휴대용 미니 빔프로젝터 순위 10위를 살피면 국내 대기업인 LG전자를 비롯해 벤큐, KMS 등 여러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이 있다. 가격도 30만 원부터 6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1위를 차지한 LG전자의 ‘시네빔 PH30JG’의 공식 출고가는 59만 원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36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다.
길이가 15cm로 한 뼘 정도밖에 되지 않고 490g으로 생수 한 병 무게도 되지 않을 정도로 휴대성이 좋아 2017년에 출시됐지만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작은 크기에도 HD(1280x720) 해상도를 지원하고 4시간까지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탑재됐다. 휴대용 프로젝터가 대부분 1번 충전으로 2시간 남짓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용 시간이 두 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미러링을 이용해 무선으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USB, HDMI 단자도 탑재돼 상황에 따라 TV나 노트북, 게임기 등을 연결해 이용할 수도 있다.
단점도 있다. 내장 스피커가 탑재돼있지만 소리가 크지 않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에 “혼자 조용히 집 안에서 보면 괜찮지만 야외에서 보기에는 소리가 너무 작다”며 “블루투스 스피커나 헤드폰, 이어폰을 연결해 보는 편이 좋다”는 후기를 남겼다.
화면 밝기는 250안 시루멘으로 LG 시네빔 레이저 4K의 10분의 1 수준이다. 어두운 곳에서 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실내에서 전등을 켰을 때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국내 프로젝터시장 규모는 15만 대 정도로 추산되며 해마다 평균 7%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