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0년 한국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 논의를 진행하면서 자유한국당 자체 선거준비도 이어가고 있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제1야당으로서 자유한국당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포석을 둔 것으로 보인다.
16일 황 대표는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임명했다.
자유한국당의 독자적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을 놓고 다른 보수야권은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음에도 임명을 결정했다.
새로운보수당과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보수통합의 핵심은 공천권에 달린 만큼 공천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을 공천관리위원회도 보수야권이 함께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여러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공천관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것은 보수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가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을 결정한 데는 더 이상 당의 총선 준비를 미룰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에 더해 통합논의가 진행되는 과정과 그 이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 전 의장은 부산 영도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제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비롯해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까지 맡았다.
친이계로 분류되나 비교적 정파적 색채가 옅고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인상이 있어 중도 확장성이 높은 인사로 평가된다.
황 대표가 보수통합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새로운보수당을 비롯해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우리공화당 등 다른 보수야권 세력이 반발할 여지가 적은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을 발표하며 “우파 통합 과정에서 공천에 따른 잡음이 없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도 협의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도 김 전 의장이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유한국당의 일이라 우리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양해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황 대표는 새로운보수당과 보수통합 논의에서 방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황 대표는 ‘빅텐트론’을 주장하면서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새로운보수당은 물론 우리공화당 등 범보수 야권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16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우리가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유우파들이 다 모여서 함께 하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 모이지 못하더라도 모일 수 있는 대로 모여도 지금 우리보다는 더 힘이 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로운보수당은 자유한국당과 당대당 통합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에 당대당 통합을 위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 책임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통합추진위를 놓고 “보수통합의 촉매 역할을 하는 자문기구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언주, 이정현 의원과도 보수통합 논의를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우리 입장에서 혁신통합 대상은 자유한국당 뿐”이라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