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앞두고 경영체제를 정비했다.
14일 넷마블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방 의장을 정점으로 넷마블 게임사업, 넷마블 해외사업, 웅진코웨이 등 경영 삼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방 의장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코앞에 두고 꾸린 태스크포스팀 수장으로 서장원 부사장을 선임했다. 넷마블은 2월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는 절차를 마친다.
서 부사장은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한 뒤 대표이사 등 주요 직책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방 의장이 본업인 게임과 관련이 없는 사업에 진출하는 만큼 인수 초기에는 기존 경영진에 그대로 웅진코웨이를 맡길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지만 서 부사장을 내세워 처음부터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 부사장은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를 챙겨왔다.
넷마블이 인수대금을 낮추는 데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넷마블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협상을 두 달 넘게 끌어간 끝에 인수금액을 1천억 원 정도 낮췄다.
서 부사장은 2019년 11월 열린 넷마블 콘퍼런스콜에서 “노무 이슈는 경영환경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수금액의 변화를 시사했다.
서 부사장은 태스크포스팀을 맡아 인수 과정에서 웅진코웨이와 관리직원들 사이 불협화음을 해소하는 데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 CS닥터 노동조합은 현재 웅진코웨이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과거 넷마블이 초과근로임금을 미지급했다는 논란이 일고 야근이 잦다는 지적을 받자 사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2017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노동문화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부사장은 법무법인 세종에서 기업 관련 미국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14년 넷마블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을 담당해왔다. 넷마블에 합류하기 전까지 게임사업과 무관했지만 빠른 시간에 넷마블에 안착했다.
방 의장은 이승원 넷마블 부사장을 대표로 내정했다. 1년여 만에 다시 넷마블을 각자대표체제로 꾸리는 것이다.
방 의장은 이 부사장에게 넷마블의 경영전략과 글로벌사업을 맡겼다. 이 부사장은 서 부사장이 맡아온 투자 관련 업무를 넘겨받아 웅진코웨이 인수 후 새 투자처를 물색하고 해외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게임사업을 이끈다.
권 대표는 넷마블네오 대표이사를 겸직해 넷마블이 하반기에 출시하기로 목표를 잡은 ‘제2의 나라’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네오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킹오브파이터 올스타’를 만든 개발 자회사다.
방 의장이 삼각 경영체제를 구축해도 모든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지금처럼 집행임원제도를 유지한다.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은 이사회가 보유하며 대표는 업무를 집행만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