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의 신장암 대상 임상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확인된다면 다양한 암종으로 임상을 확대하려는 문 대표의 계획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이 최근 임상 환자를 확대하는 펙사벡의 신장암 대상 임상 변경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으면서 신라젠을 향한 투자자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해 8월 간암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과 표적항암제의 병용투여 임상3상의 조기종료 뒤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의 병용투여 임상에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문 대표는 펙사벡이 표적항암제와는 달리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치료법인 면역관문 억제제와 병용투여에서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해 임상 실패 뒤 열린 간담회에서 “분당차병원에서 펙사벡 투여 뒤 면역관문 억제제 ‘옵디보’를 투여한 결과 완전반응을 보인 증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은 현재 신라젠이 진행하고 있는 임상들 가운데 진행 과정이 가장 앞서 있어 문 대표의 기대도 크다.
신라젠은 현재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투여하는 글로벌 임상1b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젠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당 임상의 환자군을 면역관문 억제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었던 사람에게 확대하는 데 승인을 받았다. 이번 환자군의 확대로 신장암 병용투여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표는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 억제제의 병용투여 임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라젠은 올해 소화기암 분야의 임상을 새롭게 시작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6개의 임상을 7개로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의 계획대로 임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임상자금이 확보돼야 한다.
신라젠은 현재 8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금액만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임상 확대에 따른 필요한 자금은 기술수출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신라젠은 간암 대상 임상의 조기종료 뒤 앞으로의 임상은 임상3상까지 추진하지 않고 기술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가장 앞선 단계에 있는 신장암 환자 대상 임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보하게 된다면 기술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장암 글로벌 임상1b상의 결과는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 관계자는 “임직원 모두가 펙사벡의 임상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신장암과 난소암, 대장암 이외에 다른 암종에 대상으로 한 후속 임상도 다방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