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에도 불똥이 튀었다.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8월31일자로 사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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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
신 직무대행은 최근 발생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직무대행이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편에 섰다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구단주 직무대행직에서 물러난다고 설명했다.
신 직무대행은 7월27일 신 총괄회장의 일본 방문 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동행한 뒤 ‘반 신동빈파’ 그룹으로 분류됐다.
신 직무대행은 “(나를 둘러싸고) ‘친 신동주’니 ‘반 신동빈’이니 말들이 많은데 이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 직무대행은 “(일본 동행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단순한 지시 때문이었다”며 “그 뒤로 쓸데없는 추측과 오해가 난무해 이를 견디기 힘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신 직무대행은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5촌 조카다.
신 직무대행은 1968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뒤 롯데건설 기획실장을 거쳐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직무대행은 신입사원으로 롯데제과에 들어와 능력을 인정받은 뒤 그룹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며 “오너 일가라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능력이 출중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총애를 많이 받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신 직무대행은 2002년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2005년 롯데자이언츠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었다.
신 직무대행은 최근 롯데그룹에서 펼쳐지고 있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직무대행은 “롯데에 입사해 47년 동안 많은 일을 겪었지만 이번 사태같이 어려운 상황은 처음”이라며 “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잘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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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자이언츠의 홈 팬들.<롯데자이언츠>. |
야구계에서 신 직무대행이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롯데자이언츠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여파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신 직무대행이 롯데자이언츠 팬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던 인물은 아니었다”면서도 “그가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 출신이자 심복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롯데자이언츠가 든든한 방파제 한 명을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자이언츠가 지난해 'CCTV사찰' 사건을 겪은 데다 올해 성적마저 신통지 않다”며 “신 직무대행이 물러남에 따라 올 시즌이 끝난 뒤 소위 인사 칼바람이 몰아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자이언츠는 10일 현재 '2015 KBO 타이어뱅크 프로야구'에서 8위를 달리고 있다. 팀별 경기가 40여 게임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건너 갔다는 소리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