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지만 내부의 반발과 외부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들의 만행에 끓어오르는 분노, 폭거를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 국민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송구함 등 모든 감정을 모아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며 "이 결기로 계속 투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의원직 총사퇴를 두고 부정적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직 사퇴는 카드가 될 수 없다"며 "비호감 1위인 정당 소속 의원들의 사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의원직 총사퇴서 내지 말고 그럴 바엔 내년 총선에 모두 불출마 하라”며 “지도부 총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를 구성해서 새롭게 출발하라”는 글을 올렸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 비전회의에서 “임기 몇 달 남지 않은 의원직을 총사퇴한들 잘못 가는 정치를 바꿀 수 있나"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30일 오후7시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을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협의체가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반발해 국회에서 2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특정 정당의 의원직 총사퇴 결의는 2009년 7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여당인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뒤 10년5개월 만이다.
자유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의지를 보이기 위해 108명 전원의 사퇴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심 원내대표는 "예산안 불법 날치기, 선거법 불법 날치기에 이어 3번째로 날치기가 이뤄진 것을 두고 의원들 모두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를 한 데 모아 의원직 사퇴를 결의해야 한다는데 이르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