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유' 기조를 앞세운 중동 산유국들이 비석유부문과 천연가스 관련 투자를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수주 가뭄에 시달렸는데 2020년부터 중동시장 활기 조짐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를 계기로 중동 산유국들의 비석유부문과 천연가스 관련 투자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22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은 내년 중동지역에서 발주 확대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 주요국가들은 현재 ‘탈석유’ 기조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부문 등 확대와 인프라 구축, 신도시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의 전통적 수주텃밭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을 ‘비전2030’의 전략적 협력국가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는 등 공조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어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수주 확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정유, 석유화학 다운스트림(수송·가공·판매)과 천연가스 업스트림(생산)부문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경쟁력을 보유한 다운스트림분야를 중심으로 수주기회를 늘릴 것”이라며 “중동시장에서 정유와 NCC(나프타 분해시설) 관련 플랜트 수주를 기대한다”고 바라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에서 주력하는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원유를 대체하는 천연가스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13억 달러), 자푸라 가스전(35억 달러) 개발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샤 가스전 개발프로젝트 등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모회사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키디야(Qiddiya) 엔터테인먼트 도시개발사업에서도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LNG액화플랜트사업을 중심으로 카타르, 모잠비크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9월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사업에서 국내 최초로 원청사로 진입한 뒤 세계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기술력 향상 등 질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 증가와 맞물려 수혜가 예상된다.
이라크를 나이지리아를 잇는 제2의 해외 거점국가로 삼고 재건사업과 관련한 발주 확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이라크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알 포 신항만 구축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알 포 신항만 구축사업과 관련해 이라크에서 모두 4건의 공사를 따냈다. 누적 계약금액은 5500억 원이다.
현대건설도 천연가스와 LNG액화플랜트,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7월 아람코가 발주한 3조2천억 원 달러 규모의 마르잔 가스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자프라 가스플랜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샤 가스전 개발프로젝트 2번 패키지 입찰에도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참여한다.
카타르 노스필드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에도 대우건설과 각기 다른 글로벌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도전하고 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중심으로 2020년 해외수주 확대가 가시화할 것”이라며 “신규수주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실적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