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셀토스가 내년에도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
기아차는 올해 셀토스의 ‘흥행질주’가 내년에도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는데 2020년에 현대자동차의 투싼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이 나오면 판매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
9일 기아차에 따르면 셀토스는 7월 출시된 뒤 4개월 동안 모두 2만7200대 팔려 이 기간 기아차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소형SUV시장에서 사실상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된다.
셀토스는 출시되자마자 소형SUV시장의 양대 강자로 꼽히던 현대자동차의 코나와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와 어깨를 견주는 위치에 올라섰는데 곧 월별 판매량에서 이들을 추월했다.
셀토스는 7~11월 누적 판매량만 놓고 봤을 때 현대차 코나보다는 9762대, 쌍용차의 티볼리보다는 1만4837대 더 팔렸다.
이처럼 셀토스는 올해 K7과 함께 기아차의 실적을 떠받치는 양대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셀토스의 흥행질주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는 준중형SUV 못지않은 커다란 덩치를 앞세워 코나와 티볼리는 물론 사실상 ‘동급차’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수요를 흡수해왔는데 내년 현대차 투싼의 완전변경모델이 나온다.
투싼이 올해 셀토스의 ‘흡입력’에 타격을 받았던 만큼 내년에는 반대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셈이다.
셀토스는 주력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인 프레스티지(2238만 원)를 기준으로 투싼이나 스포티지와 가격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다. 소비자로서는 사실상 셀토스와 투싼을 같은 선택지에 올리고 선택을 고민하는 상황이 된다.
셀토스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7~11월 투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감소한 1만3139대로 집계됐다.
셀토스의 전장, 전고, 전폭은 각각 4375mm, 1600mm, 1800mm로 투싼과 비교했을 때 최대 1m까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투싼의 전장, 전고, 전폭은 각각 4475mm, 1645mm, 1850mm이다.
투싼은 6년 만에 완전변경모델이 나오는 만큼 소비자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새 디자인이 적용되는 데다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도 셀토스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전변경모델은 셀토스에 몰리던 수요를 흡수할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더욱이 투싼은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반영될 차량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현대차가 올해 내놓은 쏘나타나 그랜저처럼 파격적 디자인을 앞세워 수요를 흡수할 수도 있다.
아직 차량의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투싼에서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11월21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LA오토쇼’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인 ‘비전T’을 공개했는데 현대차가 조만간 내놓을 신형 SUV라고 언급한 만큼 사실상 투싼일 공산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내년 2분기에 투싼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을 내놓은 뒤 4분기쯤 스포티지의 완전변경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