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9월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LG 부회장, 조준호 LG인화원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의지가 어디까지 확산될까.
구 회장이 LG그룹 경영진에게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독려한 뒤로 각 계열사는 물론 협력사와 투자사 등 그룹 외부에까지 디지털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심지어 LG트윈스와 같은 프로야구단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26일 LG그룹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인공지능·빅데이터 토크콘서트에서 인공지능 개발 인프라를 공개하고 인공지능 스타트업 발굴과 협업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공지능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과 함께 기업의 전략과 조직, 자원, 사업모델 등을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혁신기술이다.
LG그룹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기술 인프라를 공개하고 개방형 혁신을 도모하는 것은 단순히 내부의 체질 개선뿐 아니라 외부와 소통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투자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기조와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은 취임과 함께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그룹 전체에 화두로 던졌다.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마련한 사장단 워크숍 자리에서 “디지털 전환은 우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LG그룹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을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구 회장의 지시가 이뤄진 이후 디지털 전환 노력은 계열사의 울타리를 넘어 협력사에까지 미치고 있다. 구 회장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의지가 짐작되는 대목이다.
LG그룹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인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1일 열린 LG전자 협력회 워크숍에서 “LG전자와 협력사가 공존하기 위해 사업방식과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협력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 미래 핵심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LG전자는 생산라인을 자동화한 우수협력사를 포상하고 제조공정에 적용한 디지털 전환사례를 소개했다. 협력사로 디지털 전환 기조를 스며들도록 하기 위함이다.
21일부터 22일까지는 이천 LG챔피언스 파크에서 LG그룹의 간판 스포츠단인 프로야구 LG트윈스 워크숍이 열렸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선수단과 운영조직(프런트)가 함께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발표가 이뤄졌다.
LG그룹이 스포츠단에까지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
LG그룹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연말인사와 조직개편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구 회장의 디지털 전환 의지가 강렬한 만큼 이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LG그룹은 28일 정기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인사를 앞두고
구광모 회장이 청와대의 4대그룹 총수 초청행사에도 불참할 정도로 두문불출하는 모습을 보여 예상 밖의 혁신인사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