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의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의 흥행에 성공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이용으로 재정 문제에 부딪혔다.

박 시장은 인천이음의 기존 혜택을 줄이는 한편 정부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 분주하다.
 
박남춘, 인천 지역화폐 인천이음의 흥행으로 재정 마련에 분주

박남춘 인천시장.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의 2020년 지역화폐 관련 예산 가운데 인천 몫을 높이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이음은 전국적으로 지역화폐의 발행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단연 높은 발행량을 보이고 있다”며 “박 시장은 인천시와 인천이음에 많은 신뢰를 보내주는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인천이음 예산 확보에 총력을 다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18년 7월 지역 내 소비 촉진을 유도해 인천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취지로 인천이음을 도입했다.

박 시장이 인천이음 예산 확보에 애쓰고 있는 이유는 전국 최고 수준의 이용률 때문이다.

인천이음은 2019년 10월 기준 가입자 수 90만 명, 카드결제액 1조1천억 원을 각각 넘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이음의 가입자 수는 2019년 12월 말 125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10월 기준 인천의 인구 수가 295만6984명인 점을 감안하면 인천시민 2명 가운데 1명은 인천이음에 가입하는 셈이다. 인천이음에 관한 인천시민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 지 알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캐시백 혜택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5월부터 가입자 수와 결제액이 급격하게 늘었다”며 “당초 200억 수준으로 잡은 예산에 500억 가량을 추가했고 예산 증액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당초 인천이음카드 캐시백 예산에 국비 260억 원, 시비 130억 원 등 모두 390억 원을 들이려는 계획을 세워뒀다. 그러나 인천시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 수와 이에 따른 카드결제액 증가로 시비를 338억 원 긴급히 증액해 편성했다. 

하지만 증액한 예산마저도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2월 말 인천이음카드 결제액이 급격히 늘어 3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대로 기본 캐시백 혜택을 6%로 유지하면 예산 2100억 원이 필요하다.

김상섭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전국 지역화폐 지원 예산안의 규모는 3조 원이고 인천시에 배정된 지원 예산은 1200억 원”이라며 “예산안이 수정 없이 통과돼 인천시가 배정된 예산 모두를 들고온다고 하더라도 인천이음 사업을 지속하는 데 모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인천이음에 투입되는 막대한 재정에 고육지책으로 기존 캐시백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인천시는 10월22일 인천이음의 기본 캐시백 혜택을 기존 6%에서 3%로 낮췄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이음은 가입자 수 확보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캐시백 혜택을 낮추더라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의지를 시민들에게 분명히 약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캐시백 혜택을 3퍼센트로 조정해 2020년이 지난 뒤에도 지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천이음은 정부 예산 4%포인트와 인천시 예산 2%포인트를 반영해 기본 캐시백 6%를 제공했다. 여기에 인천 자치구에서 자체 예산으로 추가 캐시백을 지원해 최대 10%까지 캐시백을 제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