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연말인사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연임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차 부회장은 LG그룹의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도 유명한데 그동안 쌓아온 실적로만 본다면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이 28일경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분위기 쇄신을 위해 부회장단도 일부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부회장단 6명 가운데 5명을 유임하며 조직 안정을 우선적으로 꾀했다.
하지만 최근 대내외적 불확실성의 증가로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저조해 LG그룹 내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인사폭이 클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9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치고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실적으로만 보면 차 부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05년부터 매년 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매출은 2005년 1조 원 규모였으나 2018년 6조7475억 원으로 6배 이상 커졌고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58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최근 국내 화장품기업들이 중국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낼 때도 LG생활건강은 고급화장품을 앞세워 중국 공략에 성공하며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의 부침 없는 성장을 두고 ‘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차 부회장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3월 5번째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LG그룹 최장수 CEO를 지키고 있다.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최근 LG그룹의 인사기조가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로 변화하고 있는 점도 차 부회장의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올해 LG그룹의 인사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다면 차 부회장의 거취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차 부회장은 1953년에 태어나 현재 LG그룹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대표이사에 오른 지도 가장 오래 됐다.
차 부회장은 올해 9월
구광모 회장이 주재한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고 해외출장을 갔는데 이를 두고 차 부회장의 입지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구 회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LG그룹 사장단 워크숍이여서 많은 궁금증을 일으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만큼 차 부회장의 탄탄한 입지가 증명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LG생활건강의 고공성장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해외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 부회장이 LG생활건강에서 해야 할 일도 많다.
올해 4월 인수한 미국 화장품기업 ‘뉴에이본’은 아직 경영상태가 안정화되지 않았고 고급화장품 브랜드인 ‘후’를 이을 차세대 화장품 브랜드를 키워내는 일도 과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정기인사에 관련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없다”며 “다만 실적과 같은 부분들이 많이 고려될 것이란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