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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제11차 보아오 포럼' 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차이나 인사이더’는 중국에서 사업을 해 중국에 재투자하는 중국기업이 된다는 뜻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6년부터 이 전략을 내놓으며 최종현 전 회장 시절부터 시작된 중국투자를 확대해 왔다.
최태원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중국 전기차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투자했다.
SK차이나와 SKC는 지난 7일 지분 100%를 보유한 리튬이온전지 소재업체를 중국 스안(事安)그룹에 넘기고 대신 스안그룹의 지분 15% 이상을 받아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안그룹의 지분을 확보한 목적은 스안그룹의 모회사인 우롱(五龍)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우롱자동차는 중국 전기차시장의 신흥강자다. ‘창장(長江)’이라는 브랜드로 전기 승용차·버스·승합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스안그룹의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우롱자동차의 전기차분야 합작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전기차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SK그룹도 자회사 매각이라는 카드를 던지며 시장공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1991년 국내기업 최초로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중국투자에 앞장서 왔다.
최태원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SK그룹의 중국 투자는 주로 전기차, 헬스케어, 석유화학, 반도체 분야에 집중된다.
SK텔레콤이 2012년 지분 49%를 인수한 중국 의료기기 전문기업 티엔롱(天隆)은 수요확대에 힘입어 최근 공장증설을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400억 원이다.
SK텔레콤이 투자한 뒤 티엔롱은 연평균 5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2013년 중국 최대 국영 석유업체 시노펙과 합작법인 우한NCC를 만들었다. 우한NCC는 석유화학제품의 기본재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회사다.
우한NCC는 지난해 1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61억 원을 기록했지만 그 뒤 흑자로 전환했다.
최태원 회장은 2006년 시노펙 대표와 합작추진에 합의한 뒤 10여 차례 중국정부와 시노펙 관계자를 만나는 등 공을 들였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장쑤성 우시공장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1월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우시공장은 풀가동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매출액 기준 1위에 올랐다.
SK그룹의 중국사업 확대가 최태원 회장의 광복절 특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재계와 SK그룹은 그동안 SK그룹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최 회장의 복귀가 절실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SK그룹의 중국사업은 국내 내수경기나 일자리 창출과 큰 관련이 없는 것이어서 특사의 취지에 잘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현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