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을 키워 '면세점 4강체제'를 만들 수 있다.
27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2020년 8월 계약 만료를 앞둔 5곳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입찰 경쟁에서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후발주자로 사업을 시작한지 겨우 반년이 된 데다 무역센터점 한 곳에서만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덩치를 키워야 한다.
면세점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 돼야 한다. 대규모 구매를 통한 가격 협상력이 수익성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정 회장이 면세점사업을 키우려면 이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5곳 중 적어도 한 곳을 차지해야 한다.
이번 입찰 구역은 2018년 기준으로 세계 면세점 매출 1위인 곳으로 현대백화점이 사업권을 확보한다면 국내 면세점을 4강체제로 바꿀 수 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 39%, 신라 30%, 신세계 18%로 3개 회사가 87%를 차지하면서 3개 대기업이 과점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실탄도 확보해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백화점은 8월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유상증자를 통해 2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지금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사업에 투자한 돈만 2500억 원에 이른다.
중장기적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해외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도 정 회장이 과감한 베팅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는 것은 해외진출에 중요한 요소”라며 “해외공항에서 면세사업자를 선정할 때 공항면세점 입점 여부를 따지는 데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매출 기준으로 세계 1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면세사업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정 부회장은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개장식에는 직접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면서 힘을 실어주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입찰공고가 나면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아직까지 면세점 출점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