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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해 손실부담 덜었지만 '찜찜'

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 2019-10-14 16: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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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참여해 떠안게 된 5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인수대금을 무사히 회수하고 매각 지연에 따른 손실부담도 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기업의 재무상황을 알고도 무리하게 추진한 데 따른 신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해 손실부담 덜었지만 '찜찜'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1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와 재매각으로 가장 크게 수혜를 입을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라는 말이 나온다.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넷마블의 ‘깜짝' 등장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참여하며 떠안은 5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무사히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매각 지연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덜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할 때 인수금융 주관사로,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되팔 때 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데 따른 수수료 수익마저 거두게 됐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지분 25.08%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웅진코웨이 매각가격으로 제시한 가격은 약 1조8300억 원으로 전해진다.

웅진그룹이 내심 원했던 2조 원가량에는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한국투자증권이 떠안게 된 웅진씽크빅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무사히 회수하기 위한 마지노선인 1조6천억 원보다는 훨씬 높은 금액이다.

1조9천억 원가량에 코웨이를 사들인 웅진그룹에게는 다소 손해를 감수하며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게 된 반면 한국투자증권으로선 금전적으로 잃은 게 전혀 없는 셈이다.

웅진코웨이 매각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한국투자증권으로선 다행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코웨이 매각이 늦어질수록 재무적 부담을 오랜 기간 안게 되는 데다 역마진에 따른 손실도 커져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매각을 마무리해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회수해야 했다.

유력 인수후보였던 SK네트웍스가 본입찰에 불참하고 다른 인수후보들도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아 유찰 가능성이 떠오른 가운데 넷마블이 등장해 웅진코웨이 매각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으로선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및 재매각으로 3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인수금융 주관사로 100억 원이 훌쩍 넘는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사로 거둘 수수료 수익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웅진그룹의 무리한 코웨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거들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업가치 판단, 인수금융 역량 등에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에 코웨이 인수 자금의 90%가량을 빌려주며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면 현금을 확보하는 대로 차입금과 이자부터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인수에 힘을 보탠 것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면 재무적으로 위험을 안게 된다는 점을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도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1조 원이 훌쩍 넘는 자금을 조달해주는 기업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와 재매각을 통해 자금적으로 잃은 게 전혀 없고 오히려 큰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일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씽크빅은 14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웅진씽크빅이 보유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지분 25.08%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에 넷마블을 선정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구체적 협상조건과 관련해 넷마블과 협의할 것”이라며 “결정사항이 있으면 즉시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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