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내수와 수출 부진하면 내년 성장률 2% 밑돌 수도"

▲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2020년 국내외 경제 이슈'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기 부진 심화로 내년 경제성장률 2% 달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2020년 한국 성장률이 2%를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2020년 국내외 경제 이슈' 보고서에서 "국내외 경기 부진 심화로 내년 경제성장률 2% 달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글로벌 제조업과 한국 제조업이 모두 부진해 수출과 투자 반등이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49.1을 기록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50 아래로 떨어졌다. 구매관리자지수는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9월 한국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보다 1.9% 떨어지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홍 연구위원은 "주요 전망기관들이 2020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내리고 있다"며 "내수와 수출 경기가 계속 둔화하면 2020년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국내외 경제 이슈로 저성장 이외에 선진국의 부양정책여력과 58년생의 국민연금 수령, 부동산 경기, 수출여건, 기업 부실 리스크 등을 꼽았다.

주요국 금리는 이미 낮은 수준이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들었으며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도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내렸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제로(0%) 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모두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증가추세인 만큼 재정여력도 제한되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다만 한국은 재정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아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1958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소득과 자산이 많아 은퇴 후에도 상대적으로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부동산 경기는 정부정책 영향에 주택 가격의 하락 압력이 우세하다고 전망됐다.

홍 연구위원은 반도체 수출 역시 큰 폭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며 산업 고도화로 중국이 부품을 자체 조달하면서 중국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한국 수출이 개선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며 기업 부실위험도 커져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홍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세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확장적·효율적 재정 집행과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착공, 규제 개혁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업 부실 리스크는 경기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기인한 것"이라며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