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신형 K5가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넘어설 수 있을까? 

두 차량은 비슷한 성능과 안전사양 등을 갖추고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돼 디자인 경쟁력이 K5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K5 완전변경모델이 온다, 파격 디자인으로 쏘나타와 정면승부

▲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4일 기아차에 따르면 11월 K5의 완전변경모델인 3세대 K5를 내놓는다.

기아차는 K5가 쏘나타와 성능과 가격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디자인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K5에도 쏘나타에 적용된 3세대 플랫폼과 스마트스트림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크고 현대차나 기아차가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첨단 안전장치 등을 기본으로 탑재한다는 점에서 가격과 성능에서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신형 K5을 놓고 파격적 디자인을 예고하고 있다.  

기아차는 특히 K시리즈의 주요 고객층을 겨냥해 젊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거리에서 목격된 K5의 파일럿 차량에서도 그런 방향성이 느껴진다.

파일럿 차량은 기존 K5보다 차체가 낮아지고 넓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쏘나타보다 역동적 차체라인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을 두고서는 차량에 역동적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그릴과 헤드램프를 얇게 뺐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아차 디자인의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이나 내부 디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기에도 큰 변화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

K5는 애초 기아차에 ‘디자인 기아’라는 명성을 안겨준 차량이고 기아차 디자인을 상징하는 ‘호랑이코 그릴’이 최초로 적용된 차량이라는 점에서 기본 개념을 더욱 확대한 파격적 디자인을 적용해 쏘나타와 차별성을 극대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가 개별 차량의 개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린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는 영국의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런 디자인 차별화 정책을 ‘체스 조각’에 비유하기도 했다. 같은 판 위에 놓여 있어도 모양은 제각각인 체스 말처럼 K5의 디자인도 개성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는 중형세단시장 규모가 줄었음에도 여전히 수요가 충분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기아차는 보통 5~6년을 주기로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하는데 이번에는 4년5개월 만에 완전변경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매를 서두른 것도 쏘나타가 중형세단시장을 '독점'하기 전에 대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진다. 

쏘나타가 올해 3월 출시된 뒤 월평균 6천 대 이상 팔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기아차에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9월 쏘나타는 5844대 팔렸는데 K5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한국GM의 말리부 등의 판매량을 모두 더해도 이를 밑돈다. K5는 2493대, SM6는 979대, 말리부는 602대 판매됐다. 

국내 중형세단 판매량은 국내 완성차기업 5곳 판매량을 기준으로 2014년 20만6753대에서 2018년 15만5905대로 19.8%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