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에 유료방송시장 1위를 지킬 수 있을까?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에 이어 CJENM과 JTBC의 합작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출범이 공식화되며 KT의 유료방송시장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강력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가 등장한 뒤 유료방송 가입자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로 갈아타는 현상(코드커팅)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인터넷TV(IPTV)의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타겟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를 대폭 보강해 가입자 이탈을 막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KT 관계자는 “KT는 IPTV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발굴해 가장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KT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보한 IPTV 가입자들의 이용 실태를 분석해 호응도가 높은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KT가 올해 4월 선보인 미개봉 해외 영화 서비스 ‘올레tv 초이스’는 그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유아동 콘텐츠인 '키즈랜드'에 영어교육 콘텐츠를 보강하고 50대 이상의 시니어층을 겨냥한 시니어 전용관 ‘룰루낭만’도 이용자의 기호를 분석해 마련한 콘텐츠다.
KT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선호를 파악해 내놓은 콘텐츠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콘텐츠 개발 전략을 이어가 가입자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이어 지상파 방송3사와 SK텔레콤이 함께 만든 웨이브에 이어 CJENM과 JTBC의 합작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출범도 가시화한 상황이라 KT가 콘텐츠 경쟁력 확보라는 근본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KT가 IPTV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사업자와 협력하는 데 나설 수 있다.
일각에서는 KT가 CJENM과 JTBC의 합작법인에 참여하는 것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본다. CJENM 관계자는 "외부와 협력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HBO맥스 등 올해 하반기 출시예정인 해외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들과 협력 가능성도 있다.
KT 관계자는 “외부사업자와 제휴할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외부사업자와 협력은 변수가 많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자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올레tv 모바일’의 경쟁력을 강화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의 공세에 맞선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베스트 투자증권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으로 올레tv모바일의 유료 가입자 수는 50만 명을 훨씬 밑돈다.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수는 184만 명, 웨이브가 100만 명 이상, CJENM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티빙’이 60~7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올레tv모바일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KT 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을 아직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레tv모바일은 그동안 IPTV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부가서비스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료방송 가입자 1010만 명을 확보하며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1.07%로 1위를 지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