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래버스를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내놔 소비자를 놀라게 할까?
28일 한국GM에 따르면 9월3일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고 트래버스의 판매가격을 공개한다.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트래버스 흥행의 핵심요인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이 꼽히는 만큼 한국GM은 가격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래버스 출시가격을 놓고 GM 본사와 협의를 마쳤다”면서도 “가격은 출시와 함께 공개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GM이 최근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 반전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트레버스 가격도 예상외로 낮게 책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콜로라도는 미국 판매가격을 단순 환산해 4천만 원대에서 시작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됐으나 가장 낮은 트림이 3855만 원에 출시되면서 소비자로부터 뜻밖이라는 반응과 함께 호응을 얻고 있다.
애초 가격 책정을 두고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낮았던 덕분에 가격을 공개했을 때 반전효과를 더 크게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M 본사로부터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사실상 같은 시기에 수입해 판매하는 만큼 한국GM은 두 차량에 비슷한 가격정책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와 함께 국내시장 수요와 수익성 등을 꼼꼼히 따져 가격을 결정한다. 수익성만 따지면 높은 가격에 내놓는 게 유리하지만 한국GM을 한국 기업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인 만큼 국내 완성차기업의 차량과 비교해 ‘비싸다’는 인식을 피해야 한다.
콜로라도의 가격 책정이 한국GM과 GM본사가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반영해 내놓은 최적의 결과물일 수 있는 셈이다.
한국GM은 콜로라도를 가장 낮은 트림을 포함해 모두 3개 트림으로 출시한 덕에 예상보다 낮은 시작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는데 이 전략을 트래버스에도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콜로라도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익스트림 3855만 원 △익스트림 4WD 4135만 원 △익스트림-X 4265만 원이다.
트래버스는 가장 낮은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인 LT를 포함해 LT 디럭스, RS, 프리미어 등 모두 4개 트림으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트래버스는 5천만 원 중반대에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가장 낮은 트림을 앞세워 4천만 원대에서 시작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작가격의 앞자리만 바꾸는 것만으로도 트래버스의 국내 경쟁차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와 가격차를 2천만 원 대에서 1천만 원 대로 줄일 수 있다. 팰리세이드의 판매가격은 3475만~4408만 원 사이다.
다만 한국GM이 트래버스를 두고 수입차 이미지를 적극 내세우고 있고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와 경쟁차가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 온 점에 비춰볼 때 출시가격이 5천만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미국에서 트래버스와 경쟁관계를 맺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는 국내에서 5460만~571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GM이 트래버스의 경쟁차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가격이 비싸게 매겨질 것이라는 시각에 힘이 싣기도 한다. 경쟁차를 꼽는 순간 바로 가격 차이가 거론되면서 차량의 장점을 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를 트래버스의 경쟁차로 보고 있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열린 콜로라도 출시행사에서 “국내에서 콜로라도의 경쟁차종은 없다”고 비교를 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