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새 대표이사 사장은 어떤 과제들을 안을까?

4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상반기 좋은 실적을 냈지만 앞으로도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완제기 수출성과가 중요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사장은 '수주잔고 바닥' 완제기 수출에 매달려야

▲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고등훈련기 T-50(왼쪽)과 기동헬기 수리온.


김홍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T-50 수출물량은 수주잔고에 남은 물량이 이제 2대뿐인데 이 역시 올해 4분기면 마무리된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지금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주잔고의 4% 수준인 완제기 수주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전임 사장이었던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혁신 측면에서는 성과를 냈으나 완제기 수출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새 사장은 완제기 수주를 최우선 과제로 안게 된 셈이다.

새 사장이 올해 안에 완제기 수출을 성사할지도 관심사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01년 인도네시아에 KT-1을 처음 수출한 뒤 완제기사업에서 해외시장을 계속해서 확대해 왔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2011년 인도네시아(KT-1), 2012년 페루(KT-1), 2013년 이라크(T-50), 2014년 필리핀(FA-50), 2015년 태국(T-50), 2016년 세네갈(KT-1), 2017년 태국(T-50), 2018년 인도네시아(KT-1) 등 8년 연속 해외에서 완제기 수주를 따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9월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할 계획을 세웠다.

완제기 수출은 장기간 공을 들여야 하는 사업인 만큼 9월 선임될 새 사장이 완제기 수출에 당장 영향력을 주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8년 연속 이뤄진 수주가 취임 첫 해 끊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새 사장은 2019년 완제기 수출에 더욱 매달려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현재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스페인, 중남미 등에서 완제기 수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장은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에도 욕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필리핀이 관심을 보이며 수리온 수출이 눈앞까지 간 적은 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아직까지 수리온 수출실적이 없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현재 동남아시아 쪽으로 수리온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새 사장이 수리온 수출을 성사한다면 국내 최초로 회전익 완제기 수출 계약서에 서명한 사장으로 남을 수 있다.

신임 사장은 전임이었던 김조원 수석이 주요 과제로 추진했던 사안들도 중점적으로 챙길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특정인의 판단에 휘둘리지 않는 시스템 구축, 군수사업 비중 축소와 민수사업 확대,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 등을 중점과제로 추진했다.

새 사장은 김 수석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취임 뒤 가장 먼저 만들었던 경영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이어받아 마무리해야 한다.

2017년 말 마련된 경영혁신위원회 혁신안에는 장기 과제들도 다수 담겼는데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

일례로 혁신안에는 현재 대표이사가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 넘기는 안이 담겼다.

김 수석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시절 사외이사를 전원 교체하고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작업까지는 끝냈으나 의장 권한을 넘기는 작업까지는 진행하지 못했다.

김 수석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시절 1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온 뒤 규정화하고 법제화해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를 만드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며 “하지만 아직 생각했던 만큼의 절반도 못 와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