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이 2019년 4월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로조 회의실에서 열린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의의 자격이 있는가'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SBS 노사가 대주주 교체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회사는 노조가 대주주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주주가 바뀌면 회사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노조는 대주주가 먼저 매각 가능성을 타진했다며 대주주 교체가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은 29일 조합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박정훈 SBS 사장이 전날 발표한 담화문을 반박했다.
윤 본부장은 “박 사장은 노조가 마치 SBS 방송사 간판을 내리려는 투쟁을 벌이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지상파방송사 사장이 할 짓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가 대주주 교체를 추진하지 않는다면서 노조의 궁극적 목표는 “대주주가 누가 되든 흔들리지 않는 독립경영체제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오히려 대주주 교체를 추진한 것은 태영건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9월11일 창업주
윤세영 회장은 물러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SBS를 팔고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태영건설이 SBS 매각실사 작업까지 진행한 구체적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며 “대주주 교체와 관련한 법률검토는 물론 당국에 절차를 문의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광주방송과 울산방송 등 최근 대주주가 교체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윤 본부장은 대주주 교체 이후 이들은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회사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며 “민영방송의 대주주 교체는 금기가 아니며 오히려 긍정적 요소”라고 바라봤다.
윤 본부장은 박 사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노조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박 사장이 노조 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며 구성원 겁주기에 나선 것은 마음이 연임할 생각에 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의 미래는 어떻게 되든 또 한번 연임하고 싶다는 욕심만이 읽힌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사장은 26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노조가 대주주 교체투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의 투쟁이 도를 넘어 존립을 위협하는 지경”이라며 “민영방송의 대주주 교체는 정부 승인사안으로 큰 파문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갈수록 사업성이 악화하고 극한 노사분규를 겪은 회사를 누가 인수할지 알 길이 없다”며 “새로운 대주주를 찾는다 해도 필연적으로 수반될 구조조정을 사원들이 감내할 수 있을지 장밋빛 전망은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아쉬운 일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조합도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는 발걸음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