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자동차금융 성장세가 금융감독원의 감독 강화 움직임으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캐피탈사들은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은행권의 거센 추격을 받던 상황에서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감독 강화로 은행 자동차금융 제동 걸려, 캐피탈사는 한숨 돌려

▲ 금융감독원의 감독 강화 움직임에 은행권의 자동차금융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캐피탈사들은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은행권의 거센 추격을 받던 상황에서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30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의 감독 강화로 은행권의 자동차금융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의 'KB매직카 대출', 신한은행의 '신한마이카대출', 우리은행의 '우리드림카 대출', KEB하나은행의 '원큐(1Q)오토론' 등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자동차대출상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5월20일부터 일제히 대출한도를 낮추고 대출기간을 줄이는 등 기존보다 대출조건을 하향 조정했다.

신차와 중고차를 가리지 않고 대출한도는 1억 원이었지만 신차는 6천만 원, 중고차는 4천만 원으로 바뀌었다.

대출기간 역시 신차, 중고차 모두 최대 120개월에서 중고차는 60개월로 줄었다.

은행권 자동차금융의 조건이 기존보다 나빠진 것은 금융감독원이 강도 높은 부문검사를 예고하는 등 감독 수위를 높인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대출을 놓고 금감원이 감독 강도를 높이는 움직임을 보이자 자동차금융을 보증하는 서울보증보험이 자동차금융의 보증조건을 낮췄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부터 ‘은행의 신규 대출시장(오토론 등) 영업 확대 등 쏠림현상’을 잠재위험으로 보고 부문검사를 예고해 왔다.

은행권이 자동차대출 규모를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늘리면서 연체율이 높아져 건전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자동차대출 연체율은 1.08%로 조사됐다. 2016년 말 0.45%에서 2년 남짓한 기간에 2배 넘게 높아졌다.

자동차대출 연체율이 1%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권 자동차대출의 감독 강도가 높아진 점은 캐피탈사들에게는 호재다.

자동차금융은 캐피탈사들의 주력사업인데 최근 은행권을 비롯해 저축은행, 카드사 등 다른 업권들까지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캐피탈사보다 평균 2%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를 무기로 빠르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왔다.

은행권 자동차대출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5조3184억 원이다. 2016년에 1조3655억, 2017년에 2조5878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2년 동안 해마다 2배 정도 규모가 커진 셈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자동차금융 감독 강화로 과거와 같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자동차금융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캐피탈업계도 중고차 할부리스, 장기렌탈 등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