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범농협 차원에서 농협경제지주와 금융지주 계열사의 힘을 합쳐 양파와 마늘 가격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농협이 양파와 마늘 가격 안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정치권 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김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2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를 중심으로 6월 양파 2만 톤을 시장격리 하는 등 양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급대책을 실행하고 있다.
시장격리는 농산물을 산지에서 폐기하거나 정부나 농협에서 농산물을 구입해 비축하는 등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을 뜻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협 자체적으로 6월 안에 양파 2만 톤을 시장격리할 것”이라며 “시장격리를 할 농가를 확정하고 농가마다 면적을 배분하는 과정을 끝내고 결과를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7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함께 전라남도 함평 양파 수확현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양파 수급 안정대책을 논의했다.
김 회장은 양파와 마늘 가격 안정화에 범농협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 회장의 뜻에 따라 농협경제지주뿐 아니라 금융지주 계열사도 양파와 마늘 가격 안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NH농협은행은 농산물 상생마케팅 기금 10억 원을 양파와 마늘 소비 촉진활동에 후원했다.
NH농협은행이 ‘NH더하고나눔정기예금’을 통해 농산물 상생 마케팅기금을 쌓았다.
후원기금을 바탕으로 농협경제지주는 20일 농협중앙회 본관 광장에서 ‘양파·마늘 행복나눔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농협하나로마트도 20일부터 상생 마케팅기금을 다 쓸 때까지 양파와 마늘을 시중가격 대비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소비 촉진활동을 펼치고 있다.
NH농협생명보험도 양파 1천 망(3천kg)을 복지관에 기부하는 등 소비 촉진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런 노력에도 양파와 마늘 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양파는 특품 1kg에 489원에 거래돼 가격이 지난해보다 47% 떨어졌다. 난지형 햇마늘(쪽마늘)은 상품 3kg에 7806원으로 사고팔려 가격이 2018년보다 58.9% 내렸다.
양파와 마늘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정치권에서 농협이 더욱 적극적으로 양파와 마늘 수급조절에 힘을 쏟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농협중앙회에서 마늘 최소 1만 톤에서 최대 2만 톤 정도 긴급수매를 하도록 김 회장에게 요청할 것”이라며 “농림부에서도 농협을 설득해야한다”고 말했다.
농림부가 19일 마늘 2만 톤 긴급수매하기로 결정하면서 김 회장도 정부의 움직임에 발을 맞춰 추가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아직 마늘 수매와 관련해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며 “농림부와 논의를 거쳐 6월 말쯤 구체적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