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공론조사 요구와 관련해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론조사에 부정적 뜻을 내보였다.
원 지사는 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공항 공론조사 찬성 여론이 70%가 넘는데 공론조사 불가 의견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이번 여론조사가 엄격하게 관리되지 않았다며 공론조사가 불가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제주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 |
원 지사는 “갈등 해소를 위해 공론조사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그 질문에 반대하는 것이 이상한 것 아닌가”며 “여론조사라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엄격히 관리하고 행정에 반영할 때 전문가의 감수를 받으며 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설문을 어떻게 하느냐,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대상에게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론조사의 필요성에 제주도민 70%가 넘게 공감했다는 내용을 모두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지역 한 언론은 5월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제2공항 갈등해소 공론조사 필요성을 두고 84.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3.6%였다.
제2공항 갈등원인으로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일방추진 33.3%, 제주도 중재노력 부족 21.2%, 일방적 찬반의견 개진 20.6%, 기타 19.7% 등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원인으로 꼽혔다.
원 지사는 제주도의 중재가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제주도는 결과에 책임져야 하는 행정기관이다”며 “여론수렴과 중재에 부족했던 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집권여당으로서 국책사업에 주민의 뜻을 모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이라며 “끝까지 방관자처럼 비켜 있고 비판만 하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현재 제2공항 문제를 두고 뚜렷한 의견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