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초대형 88인치 8K 올레드TV를 내놨다.
LG전자는 대형 화면 구현이 어려운 올레드TV 패널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초대형 TV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의 8K QLED TV에 맞설 제품을 내놓은 데 성공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 약점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가 내놓은 ‘LG 시그니처 올레드TV’ 88인치.< LG전자 > |
3일 LG전자에 따르면 8K 해상도의 ‘LG 시그니처 올레드TV’가 7월부터 국내에서 5천만 원의 출고가에 판매된다.
대형 올레드TV패널은 LCD와 비교해 훨씬 늦게 개발되고 백라이트 대신 여러 개의 발광소자를 사용한다는 기술적 특성 때문에 고해상도와 대형화를 구현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LG전자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꾸준한 협력 및 연구개발을 통해 이런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LG전자가 2016년 내놓은 77인치 4K 올레드TV가 41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기술 발전과 비교해 가격 상승폭도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LG전자는 QLED TV로 8K TV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맞서야 한다.
8K 올레드TV의 비싼 가격이 QLED TV와 경쟁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11월부터 8K QLED TV를 65인치부터 98인치 제품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로 내놓고 대형 프리미엄 TV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LG전자 88인치 8K 올레드TV와 가장 비슷한 크기인 삼성전자의 85인치 8K QLED TV는 출고가가 2590만 원으로 올레드TV의 절반 수준이다.
LCD 패널 가격이 세계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LCD 기반의 QLED TV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8K 올레드 TV가 8K LCD TV와 달리 3300만 개에 이르는 화소를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색상을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소비자 입장에서 QLED TV와 2천만 원이 넘는 가격 차이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는 삼성의 QLED TV와 기술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가격으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올레드의 기술적 측면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은 2월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TV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 사이즈가 작아지므로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올레드가 8K에 최적의 디스플레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중국의 새 공장을 가동해 올레드 TV 패널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올레드 TV 패널 가격은 갈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TV 패널은 올레드 TV 원가에 절대적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LG전자가 점차 8K 올레드TV의 가격을 낮추거나 보급형 라인업을 새로 내놓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패널 가격이 인하된다고 해도 계약과 이미 만들어 놓은 물량 등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바로 제품 가격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패널 공급과 제품 가격 모두 점점 모두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와 맞설 수 있을 정도로 8K 올레드TV의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까지 올레드 패널의 기술적 장점만으로 소비자들이 2배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 소유하기 어려운 초프리미엄 T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수요가 크지 않은 만큼 LG전자는 당분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