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상장을 앞두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호반건설을 비롯한 호반그룹 전체 계열사의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대규모 인수합병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부채비율은 13.3%로 2018년 11월 호반과 합병 당시보다 더 낮아졌다.
호반그룹이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발표에 따라 낸 공시에서 재무구조가 더 좋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호반건설과 호반이 합병하기 전인 2017년 말 두 회사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각각 19.5%, 24.2%였다.
10대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이 2018년 기준 170% 안팎임을 생각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었는데 한층 더 좋아진 것이다.
호반건설뿐 아니라 호반그룹 전체로 봐도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호반그룹 전체 33개 계열사의 부채비율은 2019년 기준 37.7%로 2018년 46.3%보다 8.6%포인트 낮아졌다.
부채비율이 낮은 순서대로 따지면 2019년 지정된 대규모기업집단 59곳 가운데 9위,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 7곳 가운데 1위를 보였다.
김상열 회장은 남의 돈은 최대한 쓰지 않는 ‘무차입 경영’, 기존 사업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기 전에는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 이른바 ‘90%룰’ 등 보수적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사세를 키웠는데 이런 기조를 유지한 데 따른 결과라고 호반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호반건설의 영업이익률도 2018년 말 개별기준 23.6%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대형 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된다.
호반건설의 건실한 재무구조는 향후 상장 추진절차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8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상장주관사의 실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호반건설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상장은 기업 투명성 향상과 인지도 확대 측면에서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보수적 경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관해 “절대 없다”며 “당분간 건설 본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내실 다지기 기조의 유지 차원으로 풀이된다.
무리한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리기보다 내실을 다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호반건설과 호반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분승계 문제를 해결하는 등 상장 추진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지난해 합병에 따라 호반건설 최대주주가 기존 김 회장에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으로 바뀌면서 상장 이후 순조로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합병 전 호반의 최대주주였던 김 부사장은 기존 호반건설 지분을 들고 있지 않았지만 합병에 따라 호반건설 지분 54.7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만 시장에서 호반건설의 기업가치를 원하는 만큼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과 호반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호반건설의 2018년 전체 실적을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합병의 실질적 주체는 호반건설이지만 회계상으로는 호반을 주체로 하는 ‘역합병’을 수행했는데 이에 따라 합병 이후 2018년 호반건설의 재무제표에는 합병 전 11개월 동안 호반의 실적과 합병 이후 1개월 동안 신설법인의 실적만 포함됐다.
2018년 1~11월까지 호반건설의 실적은 합병 이후 2018년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2018년 11월에 합병이 진행됐기 때문에 현재 재무제표로는 합병 이후 호반건설에 관한 객관적 실적 분석과 파악이 어렵다"며 "2019년 재무제표가 나와야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