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산업이 공기청정기능이 포함된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 등 차별화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소형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기능 차별화 전략을 펼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 신일산업의 '신일 공기청정 서큘레이터 에어플러스' 이미지.< 신일산업 > |
26일 롯데하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선풍기보다 서큘레이터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더위가 날로 심해지며 에어컨을 보유하는 가정이 늘었다”며 “에어컨과 함께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면 차가운 공기가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서큘레이터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큘레이터는 공기를 순환해 주는 소형 전자 제품이다.
선풍기가 3~4m 앞까지만 바람을 보내는 것과 달리 서큘레이터는 15m 이상까지 바람을 보내며 공기를 순환하기 때문에 주로 여름에 냉방 보조기기로 사용된다.
서큘레이터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자 신일산업은 지난해에 스탠드형을 새롭게 선보이며 서큘레이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출시된 '2018년형 서큘레이터’는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6만 대를 넘겼고 현대홈쇼핑에서는 하루 만에 11억 원 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신일산업은 올해 4월 말 공기청정기능을 포함한 ‘신일 공기청정 서큘레이터 에어플러스’를 출시했다.
출고가 기준 3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신일산업의 다른 서큘레이터가 10만 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3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미세먼지와 최근 심해지는 더위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오히려 가성비가 좋고 공간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일산업이 서큘레이터에 힘을 싣는 이유는 선풍기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일산업의 자체적 시장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모두 신일산업은 국내 선풍기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했다.
하지만 선풍기시장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다.
선풍기를 비롯한 소형가전 제품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 여러 경쟁업체가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에 진출하며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신일산업은 이런 시장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 신일산업의 서큘레이터 스탠드형(왼쪽)과 일반형.< 신일산업 > |
특히 선풍기보다 평균가격이 비싸 수익성이 높은 서큘레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김두현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신일산업의 서큘레이터 매출은 2017년 165억 원, 2018년 310억 원으로 2배정도 성장했다.
2019년에는 서큘레이터에서 5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서큘레이터가 신일산업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신일산업은 차별화가 쉽지 않은 선풍기에서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을 추가한 선풍기를 내놨다.
일반 선풍기가 3~4만 원대인 것과 비교해 인공지능 선풍기는 10만 원 안팎으로 2배가 넘는 가격이 책정됐다.
하지만 신일산업이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와 제품 편의성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윤석 신일산업 대표이사는 2019년 1월 신년회 및 사업정책 설명회에서 "신일산업의 60주년을 맞아 지난해보다 20% 성장한 매출 21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기술과 디자인을 강조한 하절기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 강화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구축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상청의 기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며 "여름 계절가전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신일산업은 2019년 매출 2046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보다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36.5%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