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1강 4중 1약’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홀로 '1약'으로 남게 되는 하나카드의 입지는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1위 신한카드조차 예전만큼의 위세는 떨치지 못하고 있어 카드업계가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 수도 있다.
▲ 21일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최종적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21일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최종적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가 앞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때 우선적으로 롯데카드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우리카드와 더해 자산 규모가 23조 원가량으로 늘어나 자산 기준으로 신한카드, 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덩치를 키워 단숨에 도약을 하는 반면 함께 '3약'으로 분류됐던 하나카드만 남게 되는 셈이다.
결제금액 기준 점유율로 봐도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더하면 지난해 기준 19.5%로 2위 삼성카드(19%)를 넘어 단번에 2위로 뛴다.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한시름 놨던 카드사들은 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카드업계에서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지난해 결제금액 기준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2%로 가장 앞서고 있고 삼성카드가 19%로 뒤를 쫓고 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점유율 15.9%, 15.2%로 거의 비슷하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 가운데 부동의 1위지만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신한카드의 결제금액 기준 점유율은 한때 30%도 넘었지만 지난해 22%에 그쳤다. 2위 삼성카드와 점유율 격차도 3%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삼성카드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에게 바짝 쫓기고 있는 탓이다. 특히 24일부터 현대카드와 코스트코의 제휴가 시작되면 현대카드는 삼성카드를 바짝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올해 코스트코 전체 매출이 4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데 전체 결제금액의 80%가량이 카드결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만으로 3조2천억 원 이상의 결제금액이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넘어온다.
코스트코는 4월 말 하남점을 열었고 현재 김해점과 청라점을 각각 17호, 18호점으로 확정하고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출혈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맬 가능성도 있다.
하나카드의 입지는 더욱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의 자산규모는 7조9847억 원에 그친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이 이뤄지면 하나카드 바로 위 카드사는 자산 규모가 16조 원에 이르는 현대카드가 된다. 점유율 기준으로도 다른 카드사 5곳이 15~23%대를 오가는 반면 하나카드 점유율은 나홀로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카드사는 대형 카드사보다 카드 수수료수익에 더 많이 의존하는 탓에 점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업황이 악화될수록 규모가 작은 카드사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