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가 제품의 수직적 통합을 바탕으로 건설 경기 변동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방산업인 건설업 불황으로 시멘트 출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업계 2위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국내 판매량의 30%를 자체 레미콘과 모르타르에 공급하는 구조를 갖춰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 곽의영 한일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19일 한일시멘트에 따르면 시멘트 33%, 레미콘 23%, 모르타르 44%로 비교적 고른 매출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쌍용양회가 시멘트에서 65%, 레미콘에서 20%를 매출로 올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형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시멘트, 레미콘, 모르타르는 건설업이 주요 수요산업으로 단일 전방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다만 한일시멘트는 매출구조로 볼 때 레미콘과 모르타르에서 시멘트의 차체적 소비가 가능해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정부의 건설투자 확대정책 등에 힘입어 2015년 5073만 톤, 2016년 5575만 톤, 2017년 5671만 톤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안정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멘트 내수는 2017년 하반기부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고 2018년에는 전년보다 10% 이상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에도 시멘트 출하량은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시멘트가 자체적으로 시멘트를 소비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춰 수익을 방어할 수 있는 점을 긍정적이다.
시멘트, 레미콘, 모르타르가 각각 건설 과정에서 쓰임새, 사용시기가 다른 점도 공정별 기간이 긴 건설 경기 변동의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멘트와 시멘트를 주원료로 만드는 레미콘(콘크리트의 일종으로 ‘레디메이드 콘크리트’의 약칭)은 주로 건설 과정 앞단에서 기초구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반면 모르타르는 시멘트와 모래, 혼화재 등 원자재를 미리 혼합해 물만 부어 쓸 수 있게 만든 제품으로 주로 건설 과정 마지막에서 마감재로 쓰인다.
한형대 책임연구원은 “한일시멘트는 2015~2016년 시멘트와 레미콘 출하량이 확대됐고 2017년 이후에는 모르타르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며 “주요 건설지표 추이를 볼 때 시멘트와 레미콘 출하량 축소가 예상되고 모르타르 부문은 높은 매출 비중을 유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모르타르 매출 비중은 2015년부터 4년 연속으로 증가추세인 만큼 한일시멘트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시멘트는 국내 모르타르시장에서 점유율 65%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르타르는 주택 준공물량 증가에 따른 수요 확대 등으로 2017년, 2018년 연속으로 단가를 인상했다”며 “2019년 전체 모르타르 출하량은 주택 준공물량 축소에 따라 소폭 줄어들겠지만 모르타르 비중이 높은 한일시멘트는 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