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이 굳건한데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시장 진출 확대와 기술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4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친 반면 애플이 51%로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 우위를 지켰다.
화웨이와 오포, 원플러스 등 중국 상위 3개 업체의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총합은 18%로 2017년과 비교해 8%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뚫는 데 고전하고 있는 반면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어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중국업체들에 빼앗기면서 꾸준한 출하량 감소세를 보였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을 유지해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지켜냈다.
하지만 중국의 공세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가 더 큰 어려움에 놓였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중국을 제외한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서 긍정적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을 점유율 급증의 배경으로 들었다.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이 떨어져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입지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는 카메라와 인공지능 기술,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의 핵심 기술력을 빠르게 높이면서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프로세서와 통신반도체, 인공지능 반도체 등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P20'과 '메이트20'에 적용해 유럽과 중국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오포는 10배 광학줌 등을 지원하는 고성능 카메라를, 원플러스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등 최신 기술을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먼저 스마트폰에 적용해 내놓으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3월 출시한 갤럭시S10 시리즈에 트리플 카메라,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과 풀스크린 디자인 등 최신 기술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적용해 내놓으며 대응했다.
카운터포인트와 국내외 증권사는 갤럭시S10 시리즈가 초반부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9 시리즈를 약 20~30% 웃도는 판매량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쟁사가 비슷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이미 시장에 내놓고 갤럭시S10 시리즈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차별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애플 역시 올해부터 아이폰의 고가 전략을 포기하고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가격을 낮추는 ?으로 전략을 선회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제외하면 경쟁업체와 비교해 뚜렷하게 내세울 장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애플은 미국, 중국 스마트폰업체는 중화권 국가를 통해 강력한 내수시장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아 안정적 판매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약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등 5G 스마트폰과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가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증명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 중국업체도 모두 이런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가 갈수록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중국업체의 급성장으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