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최병수 한라 사장 |
최병수 한라(옛 한라건설) 사장은 한라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순조롭게 수행해 온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지주사로 전환한 한라그룹의 건설부문장 자리에 올랐다.
최 사장은 수년 동안 한라그룹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한라를 정상궤도로 올려놓고 있다.
한라그룹은 올해 지주회사 한라홀딩스를 두 주력계열사인 한라와 만도가 떠받치는 구조로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한라그룹은 자동차부문장에 성일모 만도 사장을, 건설부문장에 최병수 한라 사장을 임명했다.
최병수 사장은 2012년 한라건설을 맡아 이름을 한라로 바꾸고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사장은 한라의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이고 수익성도 끌어올리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사장 직속 조직인 재무구조개선분과를 신설했다.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맡고 있는 김형석 자금담당 상무와 이채윤 상무보를 사장 직속으로 두며 확실한 힘을 실어줬다.
한라는 그 뒤 계획대로 자구책을 진행했다. 한라는 지난해 한라하이힐을 3천억 원대에 매각해 보증채무를 해소하고 700억 원 이상의 공사비를 회수했다. 또 하반기에 한라홀딩스와 만도 지분을 매각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한편으로 4천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라가 지난달에 매각한 한라홀딩스 지분까지 포함하면 지분매각 규모만 4500억 원에 이른다. 한라는 이런 자구 노력 덕분에 2012년 1조3천억 원에 이르던 차입금 규모를 지난해 7천억 원까지 줄였다.
최 사장은 재무구조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 CEO스코어가 평가한 건설사CEO 경영평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으로 한라를 함께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제철을 거쳐 한라건설(현 한라) 이사, 한라중공업 기획관리본부장, 목포신항만운영 사장, 한라I&C 사장을 지냈다. 최 사장은 2012년 한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라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라는 지난해 1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825억 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0.13배였다.
한라는 올해부터 대규모 차입금 상환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 한라 금융비용은 159억 원으로 직전분기(228억 원)는 물론이고 지난해 1분기(172억 원)보다 낮아졌다.
한라는 한라 천진법인 청산, 제주세인트포CC 매각, 미분양아파트 재분양까지 앞으로 3천억 원대 추가 유동성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차입금 규모와 금융비용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라는 저가수주 공사가 끝나면서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라는 1분기 토목부문 원가율 90.0%, 주택부문 원가율 79.2%를 기록했다. 직전분기보다 토목부문 원가율은 25.5%p, 주택부문 원가율은 7.5%p나 낮아졌다.
해외사업장 원가율이 낮아진 부분도 고무적이다. 해외사업장 원가율은 2013년 149.3%, 지난해 101.6%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98.9%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정몽원 회장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아부다비 선언’을 발표했다.
그 뒤 한라는 아제르바이잔 아제르수 본사사옥, 코트디부아르 시프렐 발전소, 주아랍에미리트한국대사관, 몽골 초이르-샤인산드 도로,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 도로, 코트디부아르 북부지방 도로 재건공사 등을 수주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아 실적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최병수 사장은 올해 거점지역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인프라 수주를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려고 한다.
최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한라의 해외사업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잡아놓았다. 현재 한라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7% 수준이다.
한라는 주택시장 활황에 발맞춰 배곧신도시 분양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한라는 2017년까지 배곧신도시에서만 6700가구를 분양하기로 해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배곧신도시는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들어설 곳으로 경기도가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하기로 한 지역이다.
한라는 지난해 11월 배곧신도시 한라비발디 1차 2701세대 분양에 나서 지난달 완판했고 이달에 2차 2695가구 분양을 시작한다. 이르면 올해 말 3차 1304가구를 분양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배곧신도시 매출규모는 2조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한라 주택사업 비중이 높고 원가율도 우수한 만큼 배곧신도시 분양이 한라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