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6년 만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종합검사를 가장 먼저 받게 됐는데 금감원은 어느 부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까?
한화생명은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낮은 만큼 중점 점검항목 가운데 '건전성부문'이 종합검사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
15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생명은 이르면 5월 초부터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지배구조, 건전성 등 중점 점검항목을 중심으로 종합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검사는 금감원 검사 인력이 금융회사에서 경영상황, 내부통제, 법규 준수 여부 등을 세밀하게 살피는 제도다. 2015년 금융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폐지됐지만 4년 만에 다시 시행된다.
한화생명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금감원으로부터 종합검사를 받게 됐다.
한화생명은 건전성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급여력비율(RBC)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두고 금감원이 샅샅이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을 살펴보면 한화생명은 212.2%로 집계됐다. 2018년 9월 말보다 9.3%포인트 낮아졌다. 한화생명과 함께 보험사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314.3%), 교보생명(311.8%)과 비교하면 100%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인 것이다.
시장 영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왔다.
2017년 4월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5천억 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2018년 4월에는 10억 달러(1조600억 원) 규모로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지만 자본확충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신종자본증권이 한화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에 따른 이자로 해마다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연결 자본 변동표를 살펴보면 신종자본증권 배당항목으로 2017년 164억 원, 2018년 596억 원가량을 지급했다.
더구나 신종자본증권을 더 이상 자본으로 분류하지 말고 부채로 잡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오히려 재무 건전성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해 발행자가 갚아야하는 원금과 이자가 모두 확정된 만큼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고 봤으며 금감원도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 부채로 봐야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금감원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화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권고를 결정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이 예정돼 있는 만큼 생명보험사들에게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올해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뽑힌 만큼 금감원이 어느 정도 강도로 종합검사를 실시할 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시장에서도 강한 종합검사를 점치는 견해와 과도한 개입을 우려해 문제된 부분만 지적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으로 자본을 늘릴 계획은 없다”로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