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배터리업체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현지 배터리업체의 구조조정으로 시장 진입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SDI와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최근 중국에서 보조금 형식승인을 신청했다”며 “꽉 막혀왔던 중국의 현지 배터리업체 보호정책이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
중국은 6월부터 지방정부가 제공하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뒤 2020년 이후 보조금정책을 완전히 종료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현지 배터리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 보조금을 지급하면 중국의 전기차산업 경쟁력 자체가 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은 서서히 시장을 열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발전을 이끌려 하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업체들에게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현지업체에만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시장 진입기회를 잡기 좀처럼 어려웠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중국의 보조금정책 변화로 현지 배터리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될 것으로 예상해 한국 배터리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상위 2개 업체를 제외한 중국 배터리기업의 공장 가동률은 6~34%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보조금에 의존하던 업체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배터리업체는 기술력과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공급능력이 충분하지 못해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확대하는 데 한계를 맞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원은 “올해가 지나가는 시점에는 한국 배터리업체와 소재기업이 모두 중국 진출에 성공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모두 중국에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단기간에 중국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