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장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한라는 최근 ‘전현직 임원 회계장부 조작’과 ‘특별 세무조사’ 의혹 등으로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어 훼손된 이미지와 실적을 회복해야 할 이 사장의 책임이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이 한라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지 불과 4~5개월 만에 3월28일 한라 대표로 옮기게 된 것은 이 사장을 향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특별한 신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장은 한라그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 회장을 도와 문제 해결에 공을 세워온 만큼 이번에도 한라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라를 어려움에서 구하는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라는 3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최병수 전 한라 대표이사의 ‘회계장부 조작’사건으로 2018년 몸살을 앓았다.
최 전 대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한라 전현직 임원들과 156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 재무제표를 만든 혐의로 2018년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한라가 2018년 10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까지 받은 것은 최 전 대표의 비자금사건으로부터 촉발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라는 당시 이와 관련해 “2013년 이후 처음 받는 정기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조사4국은 기업의 비자금 조성이나 횡령, 배임 등 혐의를 주로 담당하며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곳인 만큼 한라를 향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1월 말 국세청은 2010~2017년 동안의 회계 부실과 관련해 한라에 329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한라는 2018년 영업이익이 592억 원으로 2017년보다 60% 이상 줄어드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었는데 추징금까지 납부해 순손실 118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서는 어려움에 처했다.
한라의 기업 이미지 회복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이석민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셈이다.
한라 관계자는 “2019년에는 영업경쟁력 강화와 신규 수주 확보 등에 집중해 2018년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1995년부터 한라그룹 비서실장을 맡아
정몽원 회장을 보좌해왔다. 1997년 12월 외환위기로 한라그룹이 부도를 선언했을 때도 정 회장 곁을 지켰다.
정 회장이 경영난으로 매각했던 만도를 2008년 되찾을 때는 인수합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2018년 11월 한라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 대표에 오를 때만 해도 그룹총괄이라는 직책을 맡아 오너인 정 회장과 그룹계열사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이 사장은 1957년 5월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우그룹을 거쳐 1993년 만도기계에 입사한 뒤 1995~2003년까지 한라그룹 비서실장을 맡았다.
2003~2008년 한라건설 기획실장을 역임했고 2008~2013년 만도에 입사해 인재개발본부장과 MDK세일즈 총괄, 글로벌구매 총괄, 인사 총괄 등을 거쳤다.
2013년 한라인재개발원 원장을 맡았다. 3월28일 한라 주주총회에서
정몽원 회장과 박철홍 사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