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유럽에서 합작사 세워 현지 완성차 해운사업 진출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댄 스텐 올슨(Dan Sten Olsson) 스테나 그룹 회장이 26일 서명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스웨덴 선사 '스테나레데리'(Stena Rederi)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유럽 완성차 해운사업에 국내 최초로 진출한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과 댄 스텐 올슨(Dan Sten Olsson) 스테나그룹 회장 등 관계자 20여 명은 26일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스테나글로비스 본사에서 합자회사 설립에 관한 서명식을 열고 사업협력에 합의했다고 현대글로비스가 27일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와 스테나레데리는 합자회사 '스테나글로비스'를 세워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완성차 해상운송사업을 시작한다. 초기 투자금은 130억 원 규모로 두 회사가 각각 65억 원씩 출자한다

합작에 참여한 스테나레데리는 스웨덴 선사로 1939년 설립됐다. 유럽 지역에서 여객선과 자동차선, 유조선, 석유 시추선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매출은 37억 달러(4조 원가량) 규모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이번 합자회사 설립으로 현대글로비스의 글로벌 해운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며 "두 회사가 지닌 역량을 극대화해 유럽 해운시장에 조기 안착하고 점차 사업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합자회사인 스테나글로비스 본사는 독일 함부르크에, 영업지사는 독일 브레멘에 둔다. 현대글로비스의 독일·네덜란드 사무소 인력과 스테나가 파견한 직원들을 통합하고 신규 인원을 채용해 모두 15명이 업무를 시작한다.

스테나글로비스는 자동차선인 로로(RoRo)선을 활용해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이 그동안 현지 선사에 위탁하던 완성차 물량과 스테나의 기존 완성차 물량 가운데 일부를 직영으로 운송하게 된다. 스테나레데리의 자회사 스테나라인이 실어 나르던 중장비 화물 일부도 운반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 중장비 제조사와 운송계약을 맺기로 했다.

스테나글로비스는 앞으로 유럽 현지 생산물량을 지속적으로 수주해 2020년부터는 연간 12만 대를 운송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해운물량은 연간 200만 대 규모이며 현재는 일본 선사들이 물량을 과점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번 합자회사 설립은 세계 완성차 해운의 중심지인 유럽에 직접 회사를 세우고 공격적 해운영업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운송 노하우와 스테나의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신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선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