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과 ABL생명이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GA)을 중심으로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생명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메트라이프생명과 ABL생명이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GA)을 강화해 전속 설계사 위주의 판매에서 벗어나 판매채널을 다각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메트라이프생명과 ABL생명 로고.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은 특정 보험사의 브랜드를 내세우면서도 여러 보험회사와 제휴를 맺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대리점이다.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의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인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2016년 70명으로 출범한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2년여 만에 600명이 넘는 대형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으로 성장했다.
2월에는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의 조직 성장속도를 높이기 위해 본부체제를 도입하는 등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에 메트라이프생명 채널지원 담당 이사를 지낸 이장록 대표이사가 선임된 점도 자회사형 독립법인 채널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장록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 대표이사는 “보험시장에서 독립법인대리점(GA)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효율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가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900명 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ABL생명도 올해 1월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GA)을 설립하며 판매채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ABL생명은 자회사형 독립법인인 ABA금융서비스가 판매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설립 초기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ABL생명이 영업능력이 뛰어난 300여 명의 설계사들을 ABA금융서비스로 이동한 점도 빠르게 판매채널을 안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순레이 ABL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독립법인 보험판매전문회사(GA)인 ABA금융서비스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차별화된 신상품과 디지털 혁신으로 보험설계사 영업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ABA금융서비스의 대표이사로 신완섭 ABL생명 재무설계사(FC) 실장이 선임됐다. ABL생명에서 영업조직을 이끌어 온 경력을 바탕으로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의 핵심 자산인 재무설계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메트라이프생명과 ABL생명이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은 보험시장에서 독립법인대리점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법인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 수는 2004년 5만471명에서 2018년 6월 말 22만4969명으로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보험상품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 보험회사 소속 보험설계사 수와 보험모집액은 점점 감소해 독립법인대리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일반 독립법인대리점 규제에 나선 것도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2019년 4월부터 보험사가 설계사 100명 이상의 대형 독립법인대리점에 사무실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독립법인대리점이 보험사로부터 사무실 임차료 등을 지원받고 특정 상품을 밀어주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과잉 경쟁,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회사들이 자회사형 독립법인 대리점을 통해 전속 설계사들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고 판매채널을 다양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메트라이프생명과 ABL생명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회사형 독립법인대리점의 외형을 키우는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