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창고형 할인점을 늘린다.
2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기존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VIC Market)’ 대신 새로운 형태의 창고형 할인점 ‘마켓디(Market D)'를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
마켓디는 지난해 롯데마트가 롯데마트 수원점 안에 만든 ‘숍인숍(매장 안의 매장)’ 형태의 창고형 할인점이다. 별도의 매장이 아닌 롯데마트 안에 위치해 기존의 창고형 할인점보다는 규모가 작다.
마켓디 매장 수를 늘리려고 하는 이유는 마켓디의 추가 출점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마켓디의 추가 출점이 창고형 할인점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장 수는 창고형 할인점의 가격 협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매장 수가 늘어나면 소비자와 기업에게 인지도가 높아지고 대량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들고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빅마켓은 새롭게 매장을 내기 위해 장소를 알아보는 것도 어렵고 상생을 위해 주변 상권을 설득하고 협력을 맺는 과정도 쉽지 않다.
하지만 마켓디는 숍인숍 형태이기 때문에 별도의 부지 확보나 주변 상권과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 이미 롯데마트가 운영하고 있는 매장 안에 입점하기 때문에 운영비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대중의 소비 습관이 변하면서 롯데쇼핑의 할인점부문은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8년 할인점부문에서 연결기준 매출 7조1920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5.8%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 할인점부문의 실적 부진은 중국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며 고전한 탓이기도 하지만 국내 대형마트의 업황이 둔화한 영향도 크다.
롯데마트의 경쟁사인 이마트도 일반 할인점업황이 좋지 않은 데 따라 창고형 할인마트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트레이더스'의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창고형 할인점시장 규모는 2012년부터 5년 동안 2배 가까이 커질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기존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에서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빅마켓을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제 매장은 마진을 낮게 유지하면서 회비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마켓은 같은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에 인지도와 상품 구색, 가격, 화제성의 측면에서 모두 밀린다. 코스트코가 화제를 모으며 많은 ‘매니아’들을 만든 것과 달리 소비자들의 충성도도 확보하지 못했다.
롯데마트는 일찌감치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을 선보였다. 2012년에 화성시 반월동에 신영통점을 낸 뒤 같은 해에 서울시 금천구에 금천점을 냈다. 2013년 영등포점과 도봉점을 동시에 열고 다음 해 11월 킨텍스점을 냈으나 그 뒤 새로운 점포를 내지 않았다.
롯데마트는 마켓디를 2018년 4월 롯데몰 수원점에 한 곳 열었다. 2018년에 추가로 4곳을 열고 2020년까지 15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아직까지 새롭게 연 매장은 없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의 바뀐 소비 특성을 고려해 창고형 할인점을 확대할 계획은 있다" 며 "빅마켓은 수익성이 너무 낮아 점포를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창고형 할인점을 늘린다면 빅마켓이 아니라 마켓디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