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는 왜 ‘애플 바라기’ 샤오미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지 않을까?
애플이 최근 중국에서 벌어진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관련 특허소송에서 이겼다고 22일 미국 법률 전문매체 로360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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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중국에서 외국기업이 특허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애플과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온 샤오미 등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확대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샤오미를 상대로 당장 소송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
애플과 샤오미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 월드패널 콤텍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난 2월 말 기준 애플은 시장점유율 27.6%로 기존 1위인 샤오미를 따라잡았다.
애플에게 샤오미는 위협적 경쟁자라고 보기 힘들다.
샤오미는 중저가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해 온 기업이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샤오미는 아직까지 중국 내수시장에 머물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2월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의 기술회의에 참석해 “샤오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의 입장에서 샤오미를 상대로 섣불리 소송을 제기했다가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애플은 지난해 ‘시리’ 관련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특허 전문가 플로리안 뮬러는 “중국에서 특허를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애플은 샤오미를 고소하기 전에 중국의 반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애플이 샤오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더라도 큰 이익이 되지 않는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 HTC, 모토토라와 특허전쟁을 벌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뮬러는 “애플이 기존업체들과 싸움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뒤 특허소송에 흥미를 잃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샤오미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과 미국시장에 눈을 돌리면 애플이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샤오미는 지난 1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샤오미노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아이폰6과 유사한 외관과 사양을 갖추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안에 또 다른 프리미엄 제품인 ‘미5’도 출시한다.
샤오미는 지난 2월 웨어러블 기기인 ‘미 밴드’를 온라인 상점을 통해 미국에 판매하면서 미국시장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영국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즈(IBT)는 “애플이 아직까지 샤오미를 상대로 소송을 내지 않고 있지만 샤오미가 애플의 텃밭인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할 경우 애플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