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해 핀테크 등 새 사업에도 힘을 받을까?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이사.
12일 카카오에 따르면 그라운드X는 3월 둘째 주부터 프라이빗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1천억 원의 투자유치에 나선다.
업계는 그라운드X가 2018년 12월 해외 벤처캐피탈과 파트너기업들로부터 1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투자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11일 미국매체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 사용자 계정을 1천만 개로 늘릴 것"이라며 "현재 그라운드X는 65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 올해 채용을 큰 폭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튼이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면 카카오가 앞으로 핀테크와 공유 모빌리티사업 등 미래 먹거리사업을 확장해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업계는 카카오가 핀테크와 공유 모빌리티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제3자의 중재 없이도 경제 거래 또는 데이터의 이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인 만큼 높은 보안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성이 높고 특히 미래산업에서 그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캔지앤컴퍼니는 블록체인 기술의 분권화, 스마트 계약, 투명성 확대, 보안 강화 등 장점이 산업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그라운드X는 헬스케어, 콘텐츠, 커머스, 공유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기업들을 늘려가면서 ‘클레이튼’ 중심의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올해 1분기에 클레이튼을 블록체인을 토대로 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내놓고 싶은 모든 회사들에게 개방한다.
그라운드X는 2018년 10월부터 50여 곳의 제한된 기관,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클레이튼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누구나 써볼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이다.
그 뒤 3개월가량의 시범 운영기간을 거친 뒤 6월 말쯤에는 일반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클레이튼 메인넷을 정식으로 열 계획을 세워뒀다.
한재선 대표는 2018년 12월 영화추천 서비스 플랫폼 ‘왓챠’, 여행데이터 플랫폼 ‘자나두’ 등 클레이튼의 2차 파트너사 9곳을 발표하면서 “클레이튼은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이 현재 당면한 과제인 성공적 실제 사용사례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 블록체인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이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이용자들을 클레이튼 플랫폼 이용자로 흡수하고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앤컴퍼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계약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위해, 학교와 공공기관은 공공기록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유산업은 스마트결제와 이용기록에 활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고 시도했지만 실생활에 접목되지 못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클레이튼은 현재 공개된 26곳의 파트너사 외에도 여러 분야의 서비스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올해 파트너십을 큰 폭으로 확장할 예정”이라며 “클레이튼 메인넷을 열면 더욱 다양한 기업들이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앱(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의 기술적 장벽들을 극복해 나가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기존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한계로 지목돼온 데이터 처리용량 증가와 속도 지연 등의 단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클레이튼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낯선 일반 이용자들도 블록체인 기술에 바탕한 서비스들을 실생활에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시장에서 클레이튼이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2018년 9월 블록체인 플랫폼인 링크체인과 코인인 링크(LINK)를 내놨다. 라인은 일본에서 포캐스트, 위즈볼, 파샤 등 3개의 댑을 이미 출시했고 대규모의 개발자 인력을 들여 블록체인에 바탕을 둔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지원한다.
가상화폐·블록체인 종합서비스기업인 체인파트너스의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블록체인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모바일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기업들이 블록체인사업에 나서면 블록체인의 대중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실현될 수 있다”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기업들이 핀테크사업의 활성화,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위해 블록체인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