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성완종 리스트 정국에서 민심이 급속하게 이반하면서 초조함을 느낀 여권 내부에서 이 총리의 자진사퇴 요구가 고개를 들자 이 총리가 결국 굴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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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국무총리 |
이 총리에 대한 처리를 미루다 보궐선거에서 참패하게 되면 박근혜 정부가 급격하게 레임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20일 이 국무총리가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총리는 박 대통령이 남미를 순방중이라 총리를 사임할 경우 국정공백을 우려했지만 현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 총리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먼저 밝히고 박 대통령이 귀국한 뒤 신변을 정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의 인사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 총리는 21일 오전 국무회의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대신 주재한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귀국한 뒤 이 총리의 사의 수용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애초 남미순방 길에 나서면서 이 총리의 거취를 귀국해 결정하겠다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했다.
당시만 해도 박 대통령이 여론의 향배를 지켜본 뒤 이 총리의 거취를 최종 결정하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으로서 그동안 총리인선을 놓고 거듭된 낙마사태 속에서 겨우 이 총리를 고른 만큼 이 총리조차 물러나게 되면 향후 인사난맥에 대한 부담과 함께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 총리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자칫 참패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박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부패와 전쟁도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면서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또 총리 후보를 골라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