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 총장에 이공계 출신 교수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공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최근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세정 정진택 신동렬, 이공계 전공 경영자같은 대학총장 전성시대

▲ 오세정 서울대 총장(왼쪽)과 정진택 고려대 총장.



2019년 취임한 서울 주요 대학 총장 가운데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총장이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20일 오세정 신임 서울대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이공계가 국력’이라는 인식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정 총장은 전직 국회의원으로 물리학과 교수 출신이다.  

고려대는 개교 이래 공과대학 교수로는 처음으로 정진택 교수가 총장으로 선임됐다.

성균관대도 개교 이래 첫 이공계 출신 총장으로 소프트웨어학과 신동렬 교수가 취임했다. 한양대도 기계공학과 김우승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 

2018년 취임한 총장들도 이공계 교수들이 많다. 양우석 홍익대 총장(전기공학과), 조명우 인하대 총장(기계공학과), 배덕효 세종대 총장(건설환경공학과), 박형주 아주대 총장(수학과) 등이 이공계 출신이다. 

이공계 출신 총장이 늘고 있는 것은 산학협력이 주요과제인 대학에서 실무경험이 풍부한 이공계 출신 총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올해 선임된 대학 총장들은 상아탑에서 학문만 연구하는 연구자의 모습보다는 기업체와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대학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실무 행정능력을 쌓은 경영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서울대 최초 물리학과 출신으로 산업계 뿐 아니라 정치계에도 두루 경력을 쌓아왔다. 문 대통령은 총장 임명식에서 “모처럼 물리학자 출신 총장이 임명됐다”며 “혁신기술을 발전시키고 혁신인재를 키우는 ‘세계 유수의 대학’으로 키워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 총장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학장, 과학기술정책포럼 위원장,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교육부 BK21플러스사업 총괄관리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부 산하 연구기관 프로젝트를 두루 관리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2016년부터 고려대 부속 산학연 종합연구단지인 테크노콤플렉스 원장을 역임했고 삼성전자, 포스코, LG 전자와 함께 기술개발을 추진했다. 정 총장은 고려대 공과대 학장, 공학대학원장, 기계공학부 학부장, 대외협력처장, 교학부학장 등 학내 주요 보직도 두루 거쳤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대우중공업기술연구소에서 주임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삼성SDS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신 총장은 학내에서 정보통신대학장, 성균융합원장을 역임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2011년부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5년 동안 산학협력단장을 맡아 산학협력을 진두지휘했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실용학풍 기반의 산학협력을 고도화, 다변화하겠다"며 산학연계를 강조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공계 출신 교수들이 총장으로 선임되는 등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며 “이공계 교수들이 산학협력 프로젝트 경험이 많기에 이공계, 인문계를 연계한 융복합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 총장들이 대세를 이루자 상대적으로 인문계 및 사회계열 학문이 소외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를 의식한듯 이공계 총장들은 앞으로 이공계, 인문계 분열 없이 학내 구성원을 하나로 껴안아 융복합 연구대학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취임사에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도 포함되도록 산학연계 개념을 확장하겠다"며 '이공계와 인문사회 학제 간 융합연구'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도 “이중전공과 융합전공을 활성화하고 전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육과 입체적 연구환경을 마련하겠다”며 학문 사이 융합 연구를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